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화합의 악수를 했다.
양국 정상 간에는 그동안 국가적 경쟁자 의식과 정치 노선의 차이로 껄끄러운 기류가 형성됐으나 이날은 강력한 동맹관계를 구축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캐머런 총리와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오찬을 겸한 90분간의 회담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연합(EU) 재정의 과도한 확대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으는 등 주요 현안에 긴밀히 협력할 것을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특히 시리아와 이란, 테러대응 이슈에 대해서는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캐머런 총리는 “프랑스와 영국은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묶여 있는 매우 중요하고 귀한 동반자”라며 “양국 간의 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영국을 공식 방문한 올랑드 대통령은 “영국에는 프랑스의 역동성이 필요하고 프랑스로서는 영국의 다양한 장점을 필요로 한다”며 “방위 분야에서 영국과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와의 악연에 대해서도 화해의 메시지를 던졌다.
대통령 후보 시절 캐머런 총리로부터 면담을 거절당해 기분이 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선거 기간이었고 정해진 규칙을 따를 수밖에 없던 영국 정부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캐머런 총리가 고율 세금을 피해 탈출하는 프랑스 사람들을 레드카펫을 깔고 환영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영국식 유머를 좋아한다”고 우회적으로 발언했다.
그는 영국과 프랑스의 최고 소득세율이 각각 45%와 41%인 점을 들어 “세금 문제만큼은 양국 정부 간 견해차가 큰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와 관련 “영국을 비즈니스의 최적지로 만드는 것을 중요한 임무로 여긴다”고 밝혔다.
하루 일정으로 영국을 방문한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이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예방했다.
이날 양국 정상 회담은 화합이 강조되면서 올랑드 대통령이 주장하는 공공지출 확대를 통한 성장추진과 EU 금융거래세 도입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논의는 자제됐다.
캐머런 총리는 애초 영국 농가에 대한 지원금 존속 등 EU 협약 재협상에 대한 프랑스의 양보와 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자회견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캐머런 총리는 유로존 위기에 대한 신속한 해결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통합이 강화됨에 따라 관련국들은 미래에 EU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