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000년 이후 추진했던 신사업이 거의 대부분 실패하는 쓰라림을 맞봤다.
전자책과 음악검색·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이 실패 목록에 들어있다.
만일 이 중에 하나라도 성공했다면 정보·기술(IT)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유명 논픽션 작가인 커트 아이헨월드는 MS 전현직 임직원들을 인터뷰하고 내부 이메일 등 회사 자료를 검토한 결과 MS의 인사관리 시스템인 ‘스택 랭킹(Stack ranking)’을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했다고 최근 포브스가 보도했다.
아이헨월드는 “인터뷰를 한 MS의 전현직 임직원 모두 스택 랭킹이 회사를 가장 크게 망치고 직원들을 회사로부터 떠나가게 한 시스템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스택 랭킹은 모든 직원을 성과에 따라 무조건 ‘최고·좋음·평균·나쁨’ 등 4등급으로 나눴다.
이는 결국 회사의 혁신능력과 창의성을 오히려 약화시켰다고 아이헨월드는 지적했다.
MS에서 소프트웨어 개발팀에 근무했던 한 직원은 “10명이 한 팀이라면 팀의 성과나 개개인의 능력에 상관없이 무조건 2명은 최고, 7명은 보통, 1명은 최악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시스템에서 직원들은 다른 회사보다는 내부의 다른 직원과 경쟁하는데 더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MS 엔지니어였던 브라이언 코디는 “그 직원이 갖고 있는 실제 능력보다는 얼마나 상사에 잘 보였는지에 따라서 평가가 정해졌다”고 비판했다.
기존의 성공에 너무 안주한 것도 MS 실패의 주원인이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회사에서 16년간 마케팅을 담당해왔던 에드 맥커힐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서 우리는 윈도CE가 있었는데 어째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는지 의문이 생긴다”면서 “회사의 관료주의가 완벽한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윈도 CE는 소형 모바일 기기용 OS로 MS는 지난 1996년 이를 발표했다.
회사는 지난 2000년에 윈도 CE를 적용한 초기 스마트폰인 스트링거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내부 기술팀이 지난 1998년에 터치스크린으로 된 실험용 전자책 리더기를 빌 게이츠에게 보여주자 게이츠가 “이 기기는 윈도와 맞지 않는다”면서 개발을 거부한 것이 스마트폰사업에서의 실패 원인을 보여준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MS 오피스 부서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회사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올려주는 제품 중 하나였던 오피스의 기능 제한을 우려한 것이 빌 게이츠가 거절한 진짜 이유”라면서 “회사는 당장의 돈 버는데만 급급해 미래를 이끌 새 아이디어는 거부했다”고 꼬집었다.
커트 매시 전 MS 마케팅 매니저는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는 지난 1940~60년대는 시대를 이끄는 최고 단계의 백화점이었으나 지금은 황폐화했다”면서 “MS도 이같은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