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100% 핸드메이드 타이를 기반으로 국내 업계 최초로 맞춤 타이를 제작한다. 이들은 자라,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들이 전세계 패션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20년 경력의 숙련공이 하루에 열 개 내외의 타이만 생산할 정도로 제품에 공을 들인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기존 타이와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手제 넥타이를 품다 = 남기혁(27, 실장), 김중회(26, 실장) 두 청년은 지난 11일, 꼬박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남성 액세서리 브랜드 ‘스팔라’를 론칭했다. 스팔라는 이탈리아 말로 어깨를 뜻한다. 이들은 이태리식 복식에 초첨을 두고 100% 핸드메이드 타이를 생산하고 있다. 두 청년은 대학 시절 처음 만나 4년 내내 줄곧 붙어 다녔다. 패션에 대한 공통의 관심은 이들을 더욱 친밀한 관계로 발전시켰다. 졸업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6월 이들은 평소 관심이 많았던 패션분야에 창업을 결심한다.
이들에게 영감을 준 브랜드는 세계적인 남성 액세서리 브랜드‘드레이크스(drakes)’다. 남 실장은 “드레이크스는 넥타이와 셔츠에서 부터 목욕가운까지 품목이 엄청 다양하다”며 “우리나라에 남성 악세서리만 전문적으로 하는 브랜드가 희귀해 이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팔라의 주력 제품은 핸드메이드 넥타이다. 디자인에서부터 봉제, 검품까지 이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맞춤 제작을 통해 소비자는 직접 원단을 고르고 대검의 폭과 넥타이 속 심지까지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스포데라타 타이’를 양산하고 있다. 스포데라타 타이는 안감이 없고 심지가 바깥으로 노출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유의 볼륨감으로 유럽에서도 최고급 타이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고급화 전략이 업계에서 통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론칭한지 채 한 달이 안된 시점에서 6개의 편집샵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남 실장은 “하루에 8개의 업체에서 계약 문의가 온다”며 “아직 초창기인 만큼 앞으로 거래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엇보다 이들이 디자인한 제품을 손수 제작해 줄 업체가 절실했다. 시장 장벽이 높아 생산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찾은 A업체도 이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A업체도 타이 사업만으론 성공 할 수 없다며 이들의 사업제의를 거절했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 뒤로 A업체 대표를 세 번이나 찾아가 정통 이태리식의 타이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와 계획을 이야기 했다. 결국 A업체 대표는 이들의 열정에 손을 들어줬다.
100% 수제품이라는 시대 역발상적인 사업 방식에 20년간 넥타이를 제작해온 A업체 대표도 흥미를 느꼈다. A업체는 백화점에 들어가는 유명 브랜드의 타이를 OEM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A 업체 대표는 현재 공장 옆에 공방을 지어놓고 이들이 디자인한 넥타이만을 오로지 손 바느질로만 생산하고 있다. 수작업이라 제품 한 개를 만드는데 오랜 시간과 인내가 요구된다.아직까지는 제품 수급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점차 주문이 늘고 거래처가 늘면 물량 확보가 관건이다. 남 실장은 “제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현재 대여섯 명의 봉제사들을 교육하고 있다며 이들의 교육이 완료되면 생산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 이라고 전했다.
◇ 팔찌 까지…세계적 남성 액세서리 업체 꿈꾼다 =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하다 잠이든 남 실장은 꿈속에서 메두사에게 쫓긴다. 쫓아오는 메두사를 따돌리지 못하고 결국 눈이 마주쳐 돌로 변하며 꿈에서 깬다. 이 장면에 영감을 얻어 메두사를 형상화한 팔찌가 탄생한다. 이 팔찌도 물론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김 실장은 “개발기간을 거쳐 하나의 제품이 나오기까지 4개월이 걸렸다”며 “그만큼 팔찌에 대한 품질이나 디자인 면에서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이 생산하는 팔찌는 황동 소재에 14K금도금을 입힌 ‘브론즈’라는 재료로 제작된다.
현재 이들이 다루고 있는 제품군은 넥타이, 팔찌, 셔츠 이렇게 세 종류다. 하지만 추후 품목을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김 실장은 “액세서리는 남자를 마지막으로 채워주는 패션의 완성”이라며 “지속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켜 우리나라 최고의 타이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