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조작 파문으로 경영진이 줄줄이 사퇴한 영국 바클레이즈가 난국 타개책으로 기업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밥 다이아몬드 최고경영자(CEO)의 전격 퇴진으로 임시 경영체제를 가동 중인 이사회는 기존 은행조직에서 투자은행(IB) 부문을 떼어내 별도 법인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경우 바클레이즈는 투자은행 사업부문인 바클레이즈 캐피털을 투자은행 법인으로 분리해 뉴욕 증시에 상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은 바클레이즈의 공격적인 투자 기법이 은행 전체의 안전성을 위협한다는 감독 당국과 정치권의 비판을 수용한 조치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 규모 기준 영국 2대 은행인 바클레이즈는 다이아몬드 전 CEO의 취임 후 월가식 투자은행 사업을 강화해 영국 금융권으로부터 ‘카지노식 은행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이아몬드 전 CEO와 제리 델 미시에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3일 전격 사임했다.
이들의 퇴진 발표에는 머빈 킹 영국 중앙은행 총재의 압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클레이즈는 투자은행 사업을 진두지휘한 핵심 경영진의 퇴진에 따라 이보다 앞서 사의를 표명한 마커스 에이지어스 회장이 CEO직을 수행하는 임시 경영체제를 꾸리고 있다.
금융당국에 확고한 재무건전성을 입증해야 하는 바클레이즈는 분사 방안이 주주이익에 도움이 되는지를 다각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 부문에 대한 은행의 수익의존도가 높은 점은 분사 결정에 장애물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바클레이즈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59억파운드(약 10조원)의 과반을 바클레이즈 캐피털로부터 거둬들였다.
이사회는 이밖에 다이아몬드 전 CEO에 지급해야 하는 퇴직보너스 1700만파운드를 삭감키로 하고 당사자와 협의에 나선 것으로 신문은 설명했다.
바클레이즈의 새 경영진으로는 에이지어스 전 의장 후임에 마이크 레이크 이사회 부의장이, CEO는 앤서니 젠킨스 소비자금융책임자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