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은행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로드맵의 일부를 공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이날 지난 2010년 통과된 금융규제개혁법(도드프랭크법)에 근거한 은행의 파산계획으로 스스로 사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의 정리의향서(living wills) 일부를 웹사이트에 게재했다고 WSJ는 전했다.
여기에는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스 도이체방크 크레디트스위스 UBS 등 9대 은행이 참여했다.
정리의향서는 너무 커서 무너뜨릴 수 없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은행 문제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마련됐다.
대마불사 은행이 위기 상황에 직면할 경우 다른 은행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해 금융 위기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1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은 내년 말까지 연준과 FDIC에 정리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
은행들은 첫 번째 단계로 위기 시 로드맵이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수정해서 다시 제출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분할을 포함한 제재를 받게 된다.
감독 당국은 계획서 제출 후 60일간 추가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
FDIC 당국자는 정리의향서 내용은 은행별로 다르기 때문에 되도록 개개의 정보가 경쟁사에 누출되지 않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WSJ가 내용을 살펴본 결과, 파산 시 자산을 헤지펀드에 넘기는 안과 글로벌 은행이나 증권사가 인수하는 안 등이 나왔다.
또 한 은행은 증권 중개 업무를 신속하게 매각할 방침을 나타냈고, 다른 은행은 회사 전체의 청산을 피하기 위해 부문별 매각을 제안했다.
골드만삭스는 경영난에 처할 경우 회사 전체 자산을 청산하면 시장에 대한 파급이 크기 때문에 부문별로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전체적인 매각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각 지점의 가치가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에 주주 등 이해 관계자의 자산을 완벽하게 보장하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은 모회사가 파산하기 전에 증권 중개 사업을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은행 업무는 모회사에서 분리해 작은 규모의 은행으로 자본을 재편할 수 있다고 밝혔다.
UBS는 규모 상 아주 큰 경쟁 상대 만이 자사의 사업을 인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JP모건체이스는 핵심 사업에 대해서는 복수의 다양하고 중복되지 않는 잠재적인 구매자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UBS의 경쟁 상대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자사의 사업은 헤지펀드나 은행, 증권사가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