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태(59) 전 하나SK사장이 BC카드의 신인 대표이사로 내정된 데는 대주주인 KT의 본격적인 인사권 행사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KT는 지난해 2월 우리은행과 신한카드가 보유한 BC카드 지분을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금융위원회의 인수 승인이 떨어진 것은 그로부터 7개월 뒤인 지난해 9월이다. KT는 올 1월에서야 BC카드 지분 30.68% 인수를 완료했다.
물론 이종호(64) BC카드 사장은 지난해 3월 KT캐피탈에서 옮겨왔다. 그러나 이종호 사장이 금융감독원을 거쳐 2004년부터 카드업계에서 오랫동안 몸 담아온 것을 고려한 임시방편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이종호 사장은 1948년생으로 비교적 나이가 많다. 모바일 결제 사업 등 KT가 새로 꾸리는 신사업 영역을 중장기적으로 이끌기에는 적절치 않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강태 전 하나SK사장이 올 초 자리에서 물러난 뒤 KT가 곧바로 상담역으로 영입한 것은 차기 사장에 내정하기 위해서라는 말들이 오갔다”고 말했다.
이종호 사장은 건강 등 일신 상의 이유로 사임을 표명했다. KT는 그동안의 공로를 고려해 그를 비씨카드 부회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태 BC카드 사장 내정자는 1953년생으로 전주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LG유통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삼성테스코 전무이사, 하나SK카드 사장을 역임했다. 하나SK카드 사장 시절에는 모바일카드 확산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BC카드 관계자는 “이종호 사장은 BC카드의 중장기 사업전략을 실행하고 통신-금융 컨버전스 영역에서 추진력을 가진 새 CEO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강태 KT상담역은 7월 중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선임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