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가 서울대 재직 당시 만든 인간 복제배아 줄기세포주 등록을 질병관리본부가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재가 발판을 마련하게 된 황 박사 측은 관련 연구 활성화를 기대하며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보건당국은 법원의 판단에 불복할 뜻을 밝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28일 황박사가 질병관리본부를 상대로 낸 사람 배아줄기세포(1번 줄기세포·NT-1) 등록 반려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2010년부터 시행된 줄기세포주 등록제도에 따르면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2005년 1월 이전에 만들어진 줄기세포주는 개체식별, 유전자발현, 분화능력 등 과학적 요건만 갖추면 등록 대상이 된다”며 “2003년 4월에 수립된 황 박사의 줄기세포주에 대해 난자수급 과정에서 비윤리적 행위가 있었다는 사유로 등록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해당 줄기세포주가 황 박사가 주장하는 대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주인지, 질병관리본부의 판단대로 단성생식배아 줄기세포주인지에 대한 과학적 판단은 유보했다.
지난 2004년 황우석 박사팀이 만든 인간 복제배아줄기세포에 대한 논문 조작의혹이 제기되자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2006년 이 줄기세포가 체세포복제가 아닌 단성생식(처녀생식)으로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라 결론을 내렸다.
이에 황 박사 측은 세계 최초의 체세포 핵 이식 줄기세포라 주장하며 2010년 5월 공식 등록 신청을 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난자 수급과정에 비윤리적 행위가 드러났고 현행 생명윤리법상 금지돼 있는 단성생식으로 생성됐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했고 황 박사측은 즉각 소송을 냈다.
이같은 법원의 판결에 황 박사 측은 “인간 복제 배아줄기세포의 연구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반겼다.
황 교수가 운영하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 측은 “1번 줄기세포는 이미 캐나다에서 특허등록 됐을 정도로 실체가 있는 줄기세포”라며 “향후 질병관리본부가 세포주 등록을 받아줄 경우 관심있는 연구자에게 분양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질병관리본부 측은 “(NT-1이) 체세포 배아줄기세포가 아니라는 것은 엄연한 과학적 사실”이라며 법원의 결정에 불복, 항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황 박사 줄기세포에 대한 실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줄기세포주(Stem Cell Line) : 배양조건만 맞으면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주
인간복제배아: 인간의 수정란을 분할하거나, 체세포를 핵이식해서 인공적으로 복제한 배아
단성생식배아: 인간의 난자가 수정과정 없이 세포분열해 생성된 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