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초기에는 일반 모델과 가격 차이가 컸으나 2000년대 들어 기술 개발로 가격 차이도 좁혀졌다. 고급차 브랜드들이 AWD를 옵션으로 갖추기 시작했고, 주요 메이커들이 최고급 모델에 AWD를 추가하는 전략이 확산됐다. 이들은 네 바퀴의 탄탄한 접지력을 바탕으로 폭설와 폭우에도 아랑곳 않고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
국내에선 수입차를 중심으로 AWD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어느 틈엔가 우리 곁에 깊숙이 스며든 승용 AWD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자.
◇고급차 중심으로 AWD 모델 급성장=AWD는 비싸다. 엔진동력을 앞뒤 바퀴 모두에 전달해야 한다. 전체 구동계통에 투입되는 원가는 개발비를 포함해 기존 모델보다 1.5배나 비싸다.
그럼에도 AWD 자동차는 다양한 장점을 앞세워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앞바퀴굴림 차는 코너에서 바깥으로 밀려나가는 특성이, 바퀴굴림은 차 앞머리가 코너 안쪽을 파고드려는 성향이 강하다. 반면 네바퀴굴림 AWD는 두 가지 특성이 적절히 맞물려 보다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 수 있다.
미끄러운 빙판길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앞 또는 뒤쪽이 미끄러지는 현상도 막을 수 있다. 눈길에서만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여름 장마철 집중호우가 몰아칠 때에도 AWD는 톡톡히 제 효과를 낸다.
승용 AWD는 고급차를 중심으로 영역이 확대됐다. 소형차는 전체 차값에서 AWD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공간도 부족하고 개발비도 많이 든다.
고급 대형차의 경우 차 가격에서 AWD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지 않다.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AWD의 옵션가격은 1500~2000달러다. 1만 달러짜리 소형차에겐 부담이겠으나 6만달러 이상의 고급차에겐 부담스럽지 않은 옵션이다.
AWD가 만능은 아니다. 앞뒤 바퀴 모두에 동력을 전달함으로써 코너를 안정적으로 돌 수 있다.
반면 핸들을 좌우로 돌려가며 코너와 코너를 반복해서 달리다보면 핸들잠김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앞바퀴에 엄청난 접지력 맞물린 상태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AWD가 정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올들어 1~5월 기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전체 판매량 가운데 9.4%, BMW 7시리즈는 8.2%가 AWD였다.
반면 아우디는 최고급 A8 모델 전 차종이 네바퀴굴림 콰트로다. 올해 5월까지 판매된 685대 전체가 AWD인 셈이다. 아랫급인 A6와 A4 역시 콰트로 비율이 꽤 높다. 이 기간에 5912대가 팔렸고, 이 가운데 AWD는 4725대나 된다. 국내에서 판매된 아우디의 79.9%가 AWD다.
국산차는 쌍용차가 시초다. 2008년 체어맨W가 처음으로 AWD를 옵션(4트로닉)으로 채용했다. 체어맨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W214)를 베이스로 개발했다. 벤츠는 다국적 부품사 ‘보그워너’에서 AWD시스템을 공급받는다. 쌍용차는 냉큼 이 보그워너를 찾아가 체어맨에 맞는 AWD 시스템을 주문했고, 이를 국내 실정에 맞게 손질했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팔린 1100여대의 체어맨W 가운데 AWD의 비율은 55% 정도다. 여름 장마철과 겨울이 다가올 수록 판매량이 늘어난다. 지난해에는 체어맨W 전체 판매 가운데 60% 이상이 4트로닉이었다. 가격은 CW600 4트로닉이 6110만~6765만원, CW700 4트로닉이 7100만~7885만원이다.
현대차도 제네시스와 에쿠스를 중심으로 AWD 개발을 마쳤고 막바지 테스트에 한창이다. 이르면 내년께 북미시장을 시작으로 제네시스와 에쿠스 AWD를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북미에서 현대차와 경쟁하고 있는 일본 고급차는 AWD가 전체 판매의 35%를 차지한다. 북미에 먼저 새 시스템을 선보이고 이후 내수판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