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맞선 비박(비박근혜) 대선주자들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제외하고는 일치되는 의견이 하나도 없다. 이재오 의원,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주자 3인이 박 전 위원장을 압박하는 최후의 카드로 내놓은 ‘후보단일화’조차도 무산될 소지가 높아졌다.
비박 3인 측 복수의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3인은 여러 차례 비공개 회동을 갖고 후보단일화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인이 한 자리에 모인 적도 있었고, 후보들 간 둘씩 따로 만나는 자리도 몇 차례 있었다. 이 자리에선 오픈프라이머리와 후보단일화 방안을 두루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최근 김 지사의 대리인인 신지호 의원은 “경선 룰 변경 없이 당헌당규대로 간다면 비박 후보 3인간 자체적인 단일화 경선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신 의원은 발언은 김 지사 캠프 내에서도 여러 말들을 낳았다. 주로 너무 앞서나갔다는 얘기들이다. 정 전 대표 대리인인 안효대 의원도 “비박주자들 간에 후보 단일화를 논의한 바 없다”면서 “김 지사 측 신지호 전 의원의 개인 생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 캠프 관계자도 “아직 단일화 논의가 진전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후보단일화’라는 단어가 김 지사 측에서 먼저 나온 건 아이러니지만, 중요한 건 비박 주자들이 박 전 위원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 외에는 각자의 손익계산이 모두 다르기에 끝까지 함께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 탄생 공신이면서 동시에 최대의 혜택을 누린 이 의원은 이번 대선이 사실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는 세 규합이 쉽지 않아 다시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정 전 대표와 김 지사는 다르다. 정 전 대표는 친이(친이명박)라는 낙인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본래 세를 갖기보단 ‘독고다이’식 정치에 익숙하다는 평가다. 측근들 사이에서도 이번이 아니어도 기회는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김 지사도 경기도에 기반이 마련된 만큼 추후 독자세력화 할 여지가 있어 다음(2017년)을 기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 김 지사 주변에선 이번 대선 출마를 만류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지사와 가까운 한 대학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나 “김 지사를 만나 ‘이번 대선에는 출마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 캠프의 한 관계자는 다만 “여러 말들이 있지만 출마를 선언한 만큼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