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문사들이 여전히 특정종목에 쏠림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문사들은 대부분 삼성전자에 집중투자하고 있고, 현대차나 기아차 등 자동차주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종목 쏠림 현상으로 지난해 유럽발 재정위기 확대로 변동성 장세가 나타나자 투자자문사들이 큰 손실을 봤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20%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문사들이 손실을 보면서도 특정 종목에 쏠림 투자를 하는 이유는 이렇다. 펀드의 경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특정 종목에 자산의 10% 이상을 투자하지 못하지만 투자자문사는 이러한 제한 규정이 없다. 문제는 상승장에서는 투자자문사들이 특정종목 상승을 주도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오히려 특정종목 하락을 더 크게 부채질 할 수 있는 점이다.
주요 투자자문사의 일임형 자문 계좌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브레인투자문은 삼성전자에 자산의 51.2%를 집중투자하고 있다. 다음으로 현대모비스(5.1%), 현대차(4.2%), 기아차(4.0%) 등 순으로 자동차주를 쓸어 담고 있는 모습이다.
케이원투자자문은 삼성전자(39.6%), SK(8.1%), 현대글로비스(4.5%) 등 순으로 투자 비중이 높았다. 가울투자자문은 삼성전자(31.0%), 삼성테크윈(9.3%), 기아차(8.3%)) 등 순으로 투자비중이 높다.
그나마 피데스투자자문은 삼성전자(22.6%), 현대그린푸드(18.6%), 원익머트리얼즈(12.0%), 코스맥스(8.9%), 와이지-원(8.5%), 한국항공우주(7.9%) 등 순으로 투자 비중이 높아 특정종목 쏠림 현상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들 주요 투자자문사 중 현금 비중을 가장 높은 곳은 케이원으로 25.2%를 차지했다. 이어 가울 24.2%, 브레인 16.8% 순이다.
자문형 랩의 경우 일임형 자문 계좌보다는 특정 종목 쏠림 비중이 낮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비중은 높았다. ‘브레인스텝다운2호’의 포트포리오 구성은 17종목에 삼성전자(21.3%), 현대차(11.4%), LG전자(9.3%), 현대모비스(7.4%) 등 순으로 투자비중이 높았다. ‘창의랩 1호’는 삼성전자(20.6%), 현대건설(13.4%), 삼성물산(11.0%), 기아차(7.2%) 등 순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문사들이 삼성전자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데 만일 한꺼번에 매도할 경우 삼성전자 주가 급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천편일률적으로 삼성전자 쏠림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자문사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자칫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