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불볕더위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한다.
지난 19일 오후 2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000년 들어 6월 날씨 중 가장 더운 33.5도까지 오르면서 예비전력이 400만kW를 밑돌았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번째다. 앞선 7일 예비전력은 330만kW까지 떨어져 비상조처 첫 단계인 ‘관심’단계가 발령됐다.
정부는 5월 말~6월 초 산업체의 전력관리 협조가 없었다면 예비전력이 50만~250만kW 수준으로 떨어져 실제 비상경보 발령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에 당장 늘릴 수 있는 전력수급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만일의 단전사태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의훈련을 계획했다.
지식경제부와 소방방재청, 교과부, 국토부, 경찰청 등은 21일 일일 최대전력이 발생하는 오후 2시부터 20분 동안 전국 읍이상 도시지역에서 민방위훈련 방식의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한다.
오후 2시 예비전력이 200만kW 미만으로 하락하는 상황을 가정해 민방위 사이렌이 울리면 시민들과 각 경제주체들은 냉방기와 전자제품, 조명 등 불요불급한 전원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어 2시10분 수급상황이 더 악화돼 예비력이 100만kW(심각) 미만임을 알리는 2차 경보 사이렌이 울리게 되면, 전국민 절전참여 지속과 함께 시범훈련 대상으로 사전에 지정된 7개 대도시 28개 건물에 실제 단전훈련이 실시된다.
실제 상황에서도 예비전력 100만kW 미만은 작년 9월15일과 같은 전국적 계획단전 조치가 불가피하다.
정부는 훈련 당일의 총 감축 효과 등을 분석해 공개하고 미비점 등을 분석·보완해 ‘대국민 정전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한편 훈련일에는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대피나 차량통제가 실시되지 않으며 KTX와 철도, 항공, 선박은 정상 운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