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홈플러스·BGF…‘汎 삼성’家 유통기업 승승장구

입력 2012-06-20 11:07 수정 2012-06-2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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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후광 벗어나 홀로서기 성공

신세계, 이마트, 홈플러스, BGF(구 보광훼미리마트).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국내 제1의 그룹인 삼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삼성으로부터 홀로서기에 성공해 국내 유수의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그간 국내 재벌기업의 특징 중 하나는 계열사나 오너일가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지명도를 이용한 인수합병(M&A)에 치중해 규모를 키웠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모기업의 품을 떠나면 독자적 생존을 못하고 꼬꾸라지는 기업이 많았던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신세계 등은 삼성의 그늘을 벗어나면서 오히려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더 주목받고 있다.

범삼성가 유통기업 중 가장 크게 성장한 곳은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과 마트 등을 성공적으로 경영하면서 국내 유통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신세계는 이건희 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 회장이 이끌고 있다. 고 이병철 회장이 1970년대 재산과 후계 구도를 정리하면서 이 회장에게 신세계백화점을 물려줬고 1991년 삼성에서 분리됐다.

신세계그룹은 삼성에서 분리된 이후에는 백화점뿐만 아니라 새로운 유통사업을 펴면서 업계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1993년 서울에 이마트 창동점을 내고 국내 할인점 시대를 열었다.

이마트는 2006년 미국계 할인점 월마트의 16개 점포를 인수하면서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할인점 시장을 휩쓰는 월마트를 한국 땅에서 몰아내는 최초의 유통기업이다.

지난해에는 백화점과 이마트의 2개 회사로 분할,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백화점과 할인마트를 별도의 기업으로 나눔으로써 전문성을 높여 경쟁력 강화와 함께 지속가능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업 분할 이후 새로운 조직과 마케팅을 통해 성장 역량 강화에 나섰고 이마트 역시 국내 시장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토대를 다졌다.

이를 통해 2011년 신세계그룹은 지난해보다 11.4% 늘어난 16조21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1조69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마트 역시 ‘신(新)가격정책’을 바탕으로 업의 본질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해외소싱을 대폭 확대해 좋은 품질의 상품을 싸게 팔 수 있는 기틀을 확립했다.

신세계는 해외 사업을 꾸준히 챙기고 있다. 이마트는 내년 베트남 하노이 1호점을 개장하며 중국에서는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서부 내륙과 화북지역 위주로 매장을 늘릴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삼성테스코’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삼성물산이 갖고 있던 잔여지분을 모두 매입해 삼성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다.

홈플러스는는 1999년 삼성물산 유통사업부와 영국 대형 유통업체 테스코가 5대 5합작으로 설립된 회사다. 이승한 회장은 당시 삼성물산 유통사업부를 맡고 있다가 법인대표가 됐다.

홈플러스는 회사가 설립된 이후 지속적으로 삼성물산이 보유한 지분을 매입하면서 홀로서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삼성을 벗어나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 테스코의 지분이 늘고 삼성물산 지분이 상대적으로 계속 줄어들었지만 홈플러스는 삼성물산과 삼성 브랜드 사용 계약을 꾸준히 연장해 왔다. 재계 1위인 삼성의 브랜드 효과를 누리기 위한 전략적 조치였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는 등 업계 1위, 3위인 이마트, 롯데마트와 삼강구도를 형성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삼성과의 결별에도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683억5793만원을 기록, 전년 대비 26.10% 증가했다. 올해는 여러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보다 6.2% 성장한 12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광훼미리마트는 가장 최근에 삼성가와의 연결고리를 끊었다. 지난달 기업명을 ‘BGF리테일’로 변경했다. 이어 8월부터는 편의점 브랜드인 훼미리마트도 ‘CU’로 상호를 변경한다.

BGF리테일의 홍석조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의 둘째동생이다. 홍 회장의 동생인 홍석규씨가 보광그룹 회장이다. 보광그룹은 1999년 삼성에서 계열분리됐다. BGF가 보광그룹과 젼혀 지분관계가 없음에도 이름에 ‘보광’을 사용한 이유다.

BGF리테일은 1990년 10월 일본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서울 가락동에 훼미리마트 1호점을 개점한 이래 현재 점포수 7281개, 매출액 2조6000억원대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BFG는 편의점 상호를 변경하면서 라이선스사인 일본 훼미리마트와의 지분 관계도 청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BGF는 홍석조 회장이 35.02%, 일본 훼미리마트가 23.48%의 지분을 갖고 있다. 보광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일본 훼미리마트와도 결별하면서 BGF는 독자적인 물류유통종합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 BGF 등 삼성의 방계기업들이 만만치 않은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며 “삼성의 후광을 벗어나 각 기업만의 독자적인 포트폴리오와 신성장동력을 가지고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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