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치료 가능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강봉균 교수·연세대 약리학교실 이민구 교수·KAIST 생명과학과 김은준 교수 등이 공동연구를 통해 자폐증의 유전적 요인과 발병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내 공동연구팀은 ‘Shank(쉥크)’라는 유전자 단백질에 변이가 생기면 사회성 결핍과 같은 자폐증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혔다.
Shank 단백질은 뇌신경세포(뉴런)를 연결하는 부위인 시냅스의 내부구조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에게서는 Shank1, Shank2, Shank3 등 3가지가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Shank2 단백질이 자폐증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쥐에서 이 단백질의 일부를 제거해 기능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Shank2가 결손된 생쥐에서 새끼를 잘 돌보지 않거나 코털을 반복적으로 다듬는 등 자폐증과 유사한 행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과 자폐증이 관련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연구팀은 또 쥐의 행동실험에 이어 뇌 해마부위의 전압·전류를 측정했다. 추가 실험으로 Shank2가 결손되면 해마에서 시냅스 가소성(可塑性)에 문제가 생기고 뇌에서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NMDA 수용체에 의한 신경전달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NMDA 수용체는 뇌 기능 자체에 관여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면 부작용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연구팀은 NMDA 수용체와 연관성이 높은 mGluR5라는 수용체를 간접적으로 자극해 NMDA 수용체의 기능을 회복시켰다. 그 결과 Shank2 결손이 있는 쥐의 해마에서 시냅스 가소성 손상이 회복되고 NMDA 수용체에 의한 신경전달이 정상화됐다.
국내 연구진이 밝혀낸 이번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14일자로 게재됐으며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Nature Review Drug Discovery)’에도 오는 17일 소개된다.
한편 자폐증은 사회성 결핍과 의사소통 장애, 정신지체, 정서 불안 등을 보이는 뇌 발달장애를 뜻한다. 인구의 1~2%에서 발병하지만 아직까지 유용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