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이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킹 오브 파이터’, ‘스트리트 파이터’, ‘던전 앤 드래곤’등의 게임기 앞에는 동전을 쌓아두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탈선의 온상지로 오락실을 지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PC와 모바일 게임이 대세인 요즘, 오락실은 30~40세대의 아련한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과거 오락실에서 인기를 모으던 게임들이 최근 PC와 모바일 속으로 들어오면서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이 게임들은 과거 오락실 게임과 비슷한 조작법과 디자인, 그리고 지금 시대에 맞는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채 장년층들을 꼬드기고 있다.
네오위즈가 지난달 31일 공개서비스에 돌입한 2D MMORPG ‘명장 온라인’이 대표적이다.
명장온라인은 삼국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투게임이다. 게임을 접한 사용자들은 이 게임을 접하자마자 과거 오락실에서 했던 게임 하나를 떠올릴 수 있다. 바로 삼국지 게임인 ‘천지를 먹다’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 장비, 조운, 황충, 위연을 선택해 기본공격 및 기술공격을 할 수 있었던 횡스크롤 게임인 ‘천지를 먹다’는 오락실 대표 인기게임이었다. 네오위즈는 명장 온라인을 통해 과거 ‘천지를 먹다’와 비슷한 조작법과 캐릭터, 게임 스타일을 바탕으로 전 연령층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락실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의 현대화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EA모바일 코리아는 지난 1일 2대 2 아케이드 농구 게임인 ‘NBA JAM’을 국내 오픈마켓 3사에 출시했다. 30개의 실제 NBA 구단 소속 선수들이 나와 경기를 벌이는 방식의 이 게임은 과거 오락실과 콘솔 게임에서 접했던 NBA농구게임과 거의 유사한 방식을 보여준다. 이미 오락실 게임의 대명사 ‘테트리스’를 모바일화해 출시 한 바 있는 EA는 최근 아이패드용 테트리스도 출시하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과거 오락실의 그래픽과 조작법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겨놓은 게임도 있다.
오락실의 흥행을 이끌었던 게임 중 하나인 ‘버블보블(보글보글)’도 다양한 버전으로 모바일에서 만나볼 수 있다. ‘버블보블 더블’은 오리지널 ‘버블보블’의 모바일버전으로 가상패드를 이용한 조작 방식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전격투게임 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트리트 파이터 2’도 모바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앱스토어에 출시 된 ‘스트리트 파이터 2 컬렉션’은 기존의 6버튼 가상패드 조작에 스페셜 버튼을 이용한 조작 방식이 추가됐다. 특히 HD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아 아쉬운 면이 있지만 과거 오락실의 그래픽과 거의 유사해 오락실에서 하는 듯 한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락실 게임의 PC·모바일화는 과거의 향수를 자극해 다양한 세대의 공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화려하고 세련된 게임이 계속 출시되면서도 한편에서는 과거 오락실에서 즐겼던 게임의 PC·모바일화에 대한 움직임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