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편성의 비밀]수·목요일 밤이면…안방극장은 전쟁터

입력 2012-06-08 09: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방송사 ‘숨은 전략’…요일·시간대 따라 주 타깃층 달리해

▲MBC '아이두아이두'
무더운 여름 쏟아지는 인파를 뚫고 퇴근 전쟁을 치르는 회사원들.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해 샤워 후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 TV 리모콘을 잡는다. 오후 7시 SBS 일일드라마를 본다. 아내에게 “어제 주인공이 애인과 헤어졌나?”라며 야근으로 보지 못했던 어제 방송분을 물어본다. 복수를 다짐하는 주인공의 감정에 동요해 주먹을 불끈 쥐며 동요되는 찰나 ‘내일 이 시간에’란 클로징 자막이 올라가며 막을 내린다.

▲KBS2 '각시탈'
시간을 보니 벌써 9시 30분이다. 조금 있으면 ‘드라마의 꽃’인 각 방송사의 미니시리즈가 할 시간이다. 얼마 전 방송을 시작한 KBS 2TV ‘각시탈’을 보기 위해 채널을 돌린다. 그런데 아내가 옆에서 신경질을 낸다. “MBC ‘아이두 아이두’ 봐야 돼”. 학원을 마치고 들어온 큰 딸은 “어제부터 소지섭 나오는 ‘유령’하는 데 그거만 보고 공부하면 안될까”라며 애원한다.

가족 간에 흔히 벌어지는 채널 싸움이다. 아마 샐러리맨들이라면 한 번 쯤은 겪어본 ‘아우성’ 아닐까 싶다. 가족들 간에도 각자의 드라마 취향이 있기 마련. 자신이 보는 드라마를 보기 위해 벌어지는 가족 간의 작은 소동은 물론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런 소동을 방지하기 위해서일까. 각 방송사들이 편성이란 전략적 카드를 통해 타깃층을 나눠 공략하고 나섰다.

현재 공중파 3사의 주요 전략 편성 콘텐츠는 단연 ‘드라마’다. 분류에 따라서 일일, 주말, 월화, 수목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단연 주력 종목은 ‘미니시리즈’로 불리는 월화와 수목 드라마다.

작게는 16부작에서 많게는 24부작으로 나뉘어 방송되는 이들 미니시리즈는 방송사 입장에선 주요 수입원 중 하나다. 프라임 시간대로 불리는 밤 10시부터 11시까지는 이들 ‘미니시리즈’가 전담한다. 편성 역시 시청층에 따라서 ‘월화’와 ‘수목’으로 양분한다. 현재 분위기 상으로 4050세대는 ‘월화’ 2030세대는 ‘수목’으로 양분된다. 물론 이 같은 전략은 각 방송사 ‘편성의 비밀’이다.

▲SBS '유령'
방송사 관계자들은 “주요 시청층의 타깃을 분석해 ‘월화’와 ‘수목’을 나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도 “50부작 이상의 장기 미니시리즈가 ‘월화’ 쪽에 많이 편성되는 것은 사실이다. 결국 짧게 빠른 전개의 24부작 이하 ‘미니시리즈’가 ‘수목’으로 편성되고 젊은 층이 몰리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상황은 결국 ‘수목대전’이란 방송가의 신조어 등장에 힘을 실어줬다. 사회 소비층인 2030세대가 몰리는 ‘수목 드라마’가 곧 각 방송사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게 됐고, 그 시간대 광고 단가 역시 천문학적인 수치로 급상승했다. 방송사들이 앞 다퉈 ‘수목’ 드라마에 비중을 둘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최근 종영한 공중파 3사의 수목 드라마에 이어 새롭게 막을 올린 드라마의 장단점을 들여다보면 편성의 묘미를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0.1%P의 시청률 싸움이 왜 일어나는지 그 안에 숨겨진 전략과 전술을 살펴보자.

이와 더불어 방송가의 패러다임 변화로 불리는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채널의 드라마 편성 전략도 알아본다. ‘골리앗’으로 불리는 공중파의 치열한 싸움 속에 ‘다윗’에 해당하는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힘을 내고 있는지.

방송사를 먹여 살리는 드라마와 그 드라마를 살리는 방송사 편성의 시크릿 파워. 과연 실체는 무엇일까. 또 각 방송사들이 선봉장으로 내세운 드라마의 허와 실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흑백요리사', 단순한 '언더독 반란 스토리'라고? [이슈크래커]
  • 정부 '사이버안보 강국' 외침에도...국회 입법 '뒷짐' [韓 보안사업 동상이몽]
  • “이번엔 반드시 재건축”…막판 동의율 확보 경쟁 ‘치열’ [막오른 1기 신도시 재건축①]
  • ‘골칫덩이’ 은행들…금감원은 연중 ‘조사 중’
  • [종합] 뉴욕증시, 경기둔화 우려에도 빅컷 랠리 재개…다우 0.15%↑
  • '최강야구 드래프트 실패' 현장 모습 공개…강릉고 경기 결과는?
  • 정몽규·홍명보·이임생, 오늘 국회 출석…증인 자격
  • 오늘의 상승종목

  • 09.24 09:27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4,667,000
    • +0.2%
    • 이더리움
    • 3,540,000
    • +3.18%
    • 비트코인 캐시
    • 456,900
    • +0.68%
    • 리플
    • 784
    • +0.13%
    • 솔라나
    • 193,300
    • +0.47%
    • 에이다
    • 484
    • +3.64%
    • 이오스
    • 699
    • +1.6%
    • 트론
    • 204
    • +0%
    • 스텔라루멘
    • 12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5,850
    • +2.25%
    • 체인링크
    • 15,220
    • +3.12%
    • 샌드박스
    • 372
    • +1.3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