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발걸음이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가계대출 등 개인금융이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소매금융으로 글로벌 은행으로 자리잡은 산탄데르 은행의 시스템을 들여다 보겠다는 취지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여신관련 실무진들은 이달 하순 경에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을 방문할 계획이다. 가계대출 관리 등 산탄데르 은행의 가계금융 시스템을 학습해오겠다는 것.
이보다 앞서 조준희 기업은행은 오는 2일부터 시작되는 해외출장 스케줄에 산탄데르 은행 방문 일정을 계획했다. 조 행장 역시 소매금융에 대해 산탄데르 은행과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처럼 은행들이 산타데르 은행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배경에는 산탄데르 은행이 기업금융이나 IB분야가 아닌 소매금융에서 수익의 80% 이상을 창출하고 있는 지역은행이란 특성 때문이다.
산탄데르 은행은 1950년대까지 스페인의 소규모 지역에 불과했으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성장을 구축하면서 1985년 총자산 기준 세계 152위 은행에서 현재 세계 8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2010년 말 기준 총자산은 1조2175만 유로(원화 1450조원)로, 직원수는 17만8870명으로 집계됐다.
스페인의 지방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다수의 M&A를 통해 남미, 중앙유럽에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이에 최근 유로존 금융위기로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큰 타격은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알려졌다.
산탄데르 은행은 이미 국내 여러은행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데 하나금융그룹이 인천 청라경제자유구역에 '하나금융타운'을 설립을 계획하게 된 것도 산탄데르 은행이 모티브로 작용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전에도 은행들이 산탄데르 은행에 대한 관심이 높았었다"며 "지역은행임에도 소매금융을 통해 성장하는 은행 전략에 대해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