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꾼' 조희팔(55)씨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후에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조씨는 지난 2004년 대구 동구 신천동에서 ㈜BMC란 간판을 내걸고 다단계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대구·경북에서 투자자를 모아 부산과 경남·서울·인천 등지로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전국 순회강연, 교육 등을 통해 회원들의 투자를 독려하며 후순위자들의 돈으로 이전 회원에게 이자를 내주는 수법을 사용, 2008년 10월 말까지 사업을 이어오다 한계에 다다르자 11월3일 돌연 잠적했다.
뒤늦게 사기 사실을 안 피해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남은 자산을 찾기 위해 나섰지만 이미 물거품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일당이 2004년부터 5년간 전국에 10여개 다단계 업체를 차린 뒤 건강용품 판매사업에 투자하면 연 40%대의 고수익을 올리게 해주겠다며 끌어들인 실질적 피해자만도 3만여명, 금액도 4조원대에 달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조씨의 개인사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피해자들이 아는 조씨는 '다단계에 투자해 피해를 당한 적이 있는데 본전을 찾기 위해 다시 다단계에 손댄 사람' '조직폭력배까진 아니지만 주먹깨나 쓰는 사람' 정도로 표현될 정도로 그의 개인사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다.
이처럼 국내 최대 규모 다단계 사기사건을 터뜨린 조씨가 지난해 12월 중순 중국에서 사망했다고 경찰이 지난 21일 밝혔지만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조씨 유족이 제시한 자료(장례식 사진, 중국 측에서 발행한 사망증명서 등)만으로는 사망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피해자 모임 '바른가정경제실천을위한시민연대' 역시 "조희팔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다. 허무하게 죽었을리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1일 유족이 찍었다는 장례식 사진, 중국 측에서 발행한 사망증명서 등을 근거로 조씨가 지난해 12월19일 0시15분께 중국 호텔에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