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 첫 투표에서 김한길(103표) 후보가 이해찬(48표) 후보를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앞서자 대선주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첫 경선의 이변을 계기로 당내 대권구도 흐름에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닌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라서다.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이 후보가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을 사실상 지원한다는 관측이 나온 상황에서 이 후보의 초반 성적 부진은 문 고문에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반면 무계파로 분류되는 김 후보가 이 후보를 크게 따돌리자 비노(비노무현) 진영은 반색하면서도 짐짓 표정관리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간 ‘문재인 대망론’에 가려진 비노 진영 대권주자인 손학규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에게 재기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고문 측은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시작이니까 부산, 광주 경선을 거쳐야 민심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첫 경선에 대해 “대의원들이 ‘이-박 연대’의 계파정치를 심판한 것”이라고 평했다.
손 고문은 앞서 ‘이-박 연대’를 “구태정치” “정치놀음” 등으로 표현하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비노 구심점 역할을 할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손 고문 입장에선 친노인 이 후보에게 당대표를 넘겨줄 경우 대선 경선에서 불리해질 것이란 우려를 갖고 있다.
또 다른 대권주자인 김두관 경남지사 측도 “부산과 광주에서 이 후보의 성적이 부진하다면 돌풍을 예고해 볼 수 있겠지만 아직까진 성급한 판단”이라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의 초반 부진이 ‘이-박 연대’나 문 고문에게 충격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범친노 그룹으로 분류되지만 문 고문과 정치적 기반뿐 아니라 출신 지역마저 같은 경남이다. 그래서 이 후보보다 김 후보 측 당선이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첫 경선지인 울산이 가장 적은 대의원 수를 지닌 지역이란 점에서 판세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단 평이다. 비노 진영 대선주자들의 몸 낮추기는 이런 이유에서다. 김남수 한백리서치 대표는 “밴드웨건 효과(편승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전체 결과가 나와야 대선 후보 간 유불리를 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체적인 판세는 부산(21일)과 광주·전남(22일) 경선에서 가닥이 잡힐 거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