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에서 2003년까지 10년 간 유럽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10개 회사가 모두 가업승계에 성공한 기업들이었다. 특히 당시 독일의 가업승계 기업은 같은 기간 중 주가상승률이 206%인 반면 일반기업은 47% 상승에 그쳤다.
일본도 가업승계에 성공한 기업들이 상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100년 이상의 최장수 기업만 2만개가 넘어 장수 기업 문화의 대명사로도 통한다. 이 중 창업 300녀 이상 기업은 600사, 500년 초과 기업은 무려 40개 가까이 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가업승계를 성공한 장수기업이 손에 꼽힐 정도다. 한국에서는 가업승계가 힘든 반면 선진국에서 가업승계 성공 기업들이 많은 이유와 그 전략은 무엇일까. 이에 전문가들은 몇 가지 팁을 조언한다.
우선 가업승계를 위해서는 최소 10년 이상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핵심역량 이전과 경영자 변경으로 인한 혼란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이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오너가 직접 나서되 전문가의 도움을 꼭 청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가업승계는 세법, 민법, 상법 등 복잡한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므로 전문가들로부터 체계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후계자 선정 문제도 상당히 중요하다. 관계자들과의 충분한 의견 교환과 공식적 합의를 거친 후 결정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단 후계자가 결정됨과 동시에 후계자 양성 전략에도 상당한 신경을 써야 한다. 승계 이후에도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후계자의 역량 강화가 필수다.
마지막으로 가업승계 시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세금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중소기업 가업승계를 위한 다양한 세제지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절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갑작스런 상속에 대비해 승계자금을 미리 확보해 두는 게 좋다. 후계자가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누적소득보다 많을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사회적 인식 제고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강상훈 가업승계기업협의회장은 “가업승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고치는 일이 시급하다”며 “가업승계가 부의 대물림이라는 잘못된 인식 개선을 비롯해 경영후계자 역량 강화는 물론 가업승계 해외 사례 벤치마킹을 위한 연수,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한 사랑나눔 봉사활동 등 협의회 차원에서 다양하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