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200 선물·옵션 야간시장의 계약 건수가 시장이 개설된 이래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리스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고 프랑스에서는 17년 만에 좌파정권이 탄생하는 등 유럽발 악재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험회피 자금이 몰린 탓이다.
11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연계된 KOSPI200 야간선물의 계약건수는 5만1930건으로 종전 기록인 4만5605건을 넘어서며 야간선물 시장이 개설된 지난 2009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유럽파생상품거래소(EUREX)와 연계된 KOSPI200 야간옵션도 52만5781건의 계약을 기록하며 종전의 38만7935건을 크게 상회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이번 사례로 미뤄보아 해외 리스크에 대한 효과적인 헤지 수단으로써 야간시장의 유용성이 재확인 됐다”고 평가했다.
과연 코스피200 선물·옵션 야간시장의 ‘불야성’이 건전한 투자방식을 가진 투자자들의 헤지성 자금 때문일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리스크 관리가 야간 선물·옵션 시장의 순기능이라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이번 사상 최대의 거래량을 단지 헤지 목적의 자금 유입으로만 볼 수 없다고 말한다.
미결제 약정이 1000계약도 늘어나지 않은 점이 그 이유다. 보통 신규매수와 신규매도가 만나야 하나의 미결제약정이 생긴다. 미결제약정은 새로운 매매주체가 들어옴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런 신규매매의 유입이 리스크 관리를 위한 헤지성 자금이라는 설명이다. 즉, 지난 8일 기록한 코스피200 선물·옵션의 사상 최대 거래량은 기존의 매매자들의 회전율이 높아진 것으로 투기 목적의 매매 가능성이 크다는 소리다.
또 외국인의 참여가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 야간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이 높은 점과 향후 시장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유럽, 미국, 중국 등 잠재적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은 야간시장에서의 투기성 짙은 매매가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변동성이 커진 국내 주식시장에서 리스크 관리라는 야간 선물·옵션 시장의 본래의 장점을 살리려면 장기적 시각을 갖고 헤지를 하려는 바로잡힌 시각이 투자자에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