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당국이 스페인의 재정적자 감축 시기를 늦출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한 관계자는 이날 스페인이 ‘신재정협약’에 따라 내년까지 맞춰야 하는 재정적자 감축 시기를 연장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신재정협약은 지난 2월 유럽연합(EU) 25국이 합의했고, 재정적자 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로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스페인은 그러나 최근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25%에 육박하고, 3년 만에 두번째 경기침체에 들어서면서 긴축 정책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오는 14일 회의에서 스페인의 연간 구조적 적자 감축 목표를 검토할 계획이다.
스페인은 내년 연간 구조적 재정적자 비율을 GDP 대비 3%로 잡았다. 이는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에 비해 0.4%포인트 낮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이를 달성할 경우 오는 2014년까지 재정적자를 GDP 대비 3%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에게 예외를 적용할 경우 유로존 전체가 추진하고 있는 신재정협약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로존 각 국이 경기침체를 맞은 상황에서 재정적자를 감축하는데 어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제2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실제로 긴축안 강행이 경기침체를 불러왔다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로존이 스페인에 재정적자 기준을 완화할 경우 프랑스 역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내년 재정적자 비율을 GDP 대비 3%로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긴축안을 통과시켰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는 그러나 재정 지출을 늘리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다.
올랑드 당선자는 공공부문에서 1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프랑스의 작년 재정적자 비율은 GDP 대비 5.4%다.
IMF는 프랑스의 올해 GDP 성장률이 0.5%, 내년에는 1.0%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네덜란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네덜란드 과도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켰지만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