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권의 미국 진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9일(현지시간) 중국 공상은행의 홍콩 동아은행 미국 법인 인수 계획을 승인했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연준이 중국 은행의 역내 은행 인수를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공상은행은 지난해 1월 홍콩 동아은행 미국 법인 지분 8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동아은행 미국 법인은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에 13개의 지점을 갖고 있다.
구겐하임증권의 자렛 세이버그 애널리스트는 “공상은행의 인수 계획 승인은 중국 금융감독시스템을 연준이 인정하는가 여부를 판단하는 잣대로 여겨졌다”면서 “이번 승인은 중국 은행과 금융시스템이 미국 금융당국의 기준을 충족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은행들의 미국내 인수합병(M&A)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외국 은행들이 자국 시장에서 적절한 감독을 받고 있는지, 불법자금 돈세탁을 제대로 차단하고 있는 지 등이 승인의 주요 고려사항이라고 밝혀왔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공상은행은 세계적인 회계법인들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으며 중국 대형은행들의 회계제도와 관행이 믿을만 하지 못하다는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에스와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이번 인수 승인 이후 미국 은행들의 중국 시장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이날 뱅크오브차이나(BoC)의 시카고 지점 설립과 중국농업은행의 미국 최초 지점 설립 계획도 승인했다.
BOC는 현재 미국에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총 3개의 지점을 갖고 있다.
농업은행은 뉴욕에 미국 첫 지점을 연다.
연준의 이날 승인으로 중국 은행들의 미국 소매금융 시장 진출이 활성화할 전망이다.
현재는 BoC만이 유일하게 미국 소매금융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공상은행은 뉴욕에 지점 1개가 있지만 소매금융 사업은 하지 않고 있다.
연준의 승인은 지난 4일 끝난 미·중 전략경제대화의 성과라는 평가도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당시 미국 측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중국의 금융감독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에 고무됐다”면서 “중국 은행권의 미국 내 사업확대 계획을 신속히 승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