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29)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시중가 보다 저렴한 중국산 블랙박스를 구입했다. 한달 뒤에 운행 중 끼어든 차량으로 인해 추돌 사고가 발생했는데, 상대방 운전자는 자신의 잘못이 없다며 오히려 화를 냈다. 김씨는 블랙박스로 현장 상황을 입증하려고 했지만 사고 당시 화면이 녹화되지 않았고 결국 상대방의 과실을 증명할 수 없어 곤욕을 치렀다.
차량용 IT기기 정보 포털 ‘네비인사이드’ 가 공개한 ‘블랙박스 비교표 8부’에 따르면 5월 현재 400여종의 국산 블랙박스가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발표된‘블랙박스 비교표 7부(320여종)’ 이후 약 8개월 동안 80여종이 추가돼 한 달에 10개의 신제품이 등장한 셈이다.
◇“블랙박스 40%는 중국산 제품”= 관련 업계에서는 중국산 제품을 포함하면 국내 블랙박스는 약 700여종의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블랙박스가 전체 블랙박스 시장의 40% 정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품별로는 15만원대 이상의 고화질(HD)급 시장이 약 40%, 25만원대 이상의 Full-HD급 20% 정도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산 제품이 홍수를 이루면서 다양한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밝힌‘2011년 소비자피해구제’ 현황에 따르면 차량용 블랙박스의 피해구제 접수 건은 54건(9.5%)으로 내비게이션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는 전년(21건)대비 157.1% 증가한 수치다. 피해구제 신청 이유는 품질·애프터서비스(A/S) 36건, 계약관련 12건 등의 순이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의 경우 품질보증서를 교부한 국내의 판매업자가 보상을 해주는 구조”라며 “아직까지 현지판매자가 A/S를 거부한 사례는 없었지만 문제점이 내재돼 있는 만큼 조건을 잘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 품질로 경쟁력 갖춰= 블랙박스 품질 문제로 시장이 혼탁해 질 것을 예상한 국내 업체들은 체계적인 품질관리를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차량 내부에 장착되는 전자장비의 특성상 여름철에는 고온 발열로 인해 잦은 고장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보다 신경을 쓰고 있다.
파인디지털은 자사 제품 '파인뷰'에 기본 측정시험인 전원, 온도(온도 사이클, 저온, 고온, 초고온), 한여름 열에 대한 저항력 테스트인 ‘센서 열화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기안전시험(과전압/역전압, 전원순단)에 대한 테스트, 블랙박스 내구성(진동, 낙하, 열충격)에 대한 고강도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가 구매 후 한달 이내에 A/S 건이 발생했을 경우 환불 및 새 제품으로 교환 할 수 있으며 1년 동안 무상 A/S를 제공한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블랙박스 전담 A/S 인력을 콜센터에 배치하고 있으며, 기술적인 문의 발생 시 엔지니어와 직접 연락을 통해 장애사항을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G삼보컴퓨터의 경우 품질의 신뢰성을 위해 24시간 항온, 항습, 먼지 챔버테스트, 온오프 테스트, 써지(과전압)테스트를 거친다. 동시에 충격에 대비한 드롭테스트 등의 악조건 동작 테스트도 실시하고 있다. 화질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실차 촬영을 통해 주·야간, 날씨별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TG 삼보도 구입후 1년 동안은 무상 A/S를 제공한다. TG 삼보 관계자는 “전국에 서비스센터가 있어 쉽게 방문 A/S가능하다”며 “방문이 어려울 경우 택배서비스로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팅크웨어는 국가표준인 ‘KS 인증’ 등 전자파 관련 인증 외에도 온도, 진동, 충격 등 다양한 차량 환경에 대한 자체적인 기준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무상 A/S 기간은 1년이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A/S는 9개의 직영 서비스센터를 포함, 전국 140여개의 서비스망을 통해 업계 최대의 전국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