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1번지’란 타이틀을 신사동 가로수길에 빼앗긴 압구정 로데오 상권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올해 개통을 앞둔 분당선의 연장노선인 신청담역이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상권의 호재로 부상한 가운데 가로수길에 지친 상인들이 다시 로데오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현재 유흥업종의 대량 유입으로 권리금과 임대료가 상승해 패션·공예품 등의 업종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면서 상권이 위축된 상태다. 특히 초기에 패션의류업종이 유망했지만 현재는 인근 청담동 명품거리, 신사동 가로수길과 소비인구를 분할하고 있어 패션 부문의 경쟁력이 약해졌다. 현재 패션 업종은 다수 사라지고 음식점과 주점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하지만 신청담역의 개통이 압구정 일대를 다시 들썩이게 하고 있다.
특히 과거의 소호거리로 유명했던 가로수길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가로수길의 임대료도 대폭 올라 상인들이 다시 압구정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점도 부활의 긍정적인 요소로 분석되고 있다.
N부동산 관계자는 “2~3년전에 비해 가로수길의 평균 임대료가 대략 30~40% 올랐다. 많이 오른 곳은 100%로 오르 곳도 있다. 그래서 다시 가로수길에서 이쪽으로 오고 있다”며 “실제 압구정로데오의 이면쪽에 공실이 많이 차고 있다. 중고명품숍과 의류숍이 다시 들어오는 업종이다”고 말했다. 이어 “가로수길 상권이 큰 편이 아니다. 2차선 도로에 대로를 중심으로 상권을 형성중인데 이미 포화상태이다. 지금 들어간 업주들이 장기계약을 맺었지만 다시 재계약할 때 오른 만큼 감당하지 못할 것이고 압구정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압구정 로데오거리가 과거의 ‘쇼핑가 1번지’로 거듭나기위해서는 정체성을 특화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제기됐다. 인근에서 10년째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L부동산 관계자는 “포화상태인 가로수길에서 상가 임대가 이면도로쪽으로 이동하면서 ‘세로수길’이라고 이름을 짓고 스토리를 만들어 특화시켰다”며 “현재 청담동이 명품을 특화시켰고, 청당돔 일대에 연예인 기획사가 몰리면서 한류스타거리가 조성되는 등 특색을 통한 정체성을 찾아야만 상권이 부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