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대 재단 투자 손실 문제로 물의를 빚은 김정배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이 전격 사퇴했다.
1일 고려대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임기 만료를 2년 남겨두고 지난달 24일 재단에 사표를 제출했다.
김 이사장은 이사회 의결 없이 재단 적립금을 주가연계상품 등 고위험자산에 투자했다가 거액의 손실을 본 것과 관련, 재단 이사회와 김병철 고려대 총장 측에게 사퇴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손실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해다. 당시 고려대가 사이버 대학원을 설립하기 위한 정부 지원금을 신청 과정에서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재정상태가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교수들이 학교의 재정상태를 확인하면서 재단이 거액의 투자 손실을 본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투자 손실을 이유로 대학 이사장이 사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설립자인 인촌 김성수 선생의 후손 김병철 총장과의 힘겨루기가 원인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김 이사장은 취임 뒤 각종 현안을 처리할 때마다 의견 충돌을 빚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사퇴 후 자신을 둘러싼 각종 설에 대해 해명하고 법적 대응에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중앙학원은 고려대와 중앙고 등을 운영하는 사학재단으로 김재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이동 전 시립대 총장, 최맹호 동아일보 이사 등 9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돼 있다.
한편 고려대 교수의회는 김정배 이사장 사태 건과 관련해 내일 즈음 교수의회 의견을 취합해 법인측에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