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가 오는 10월 대선을 놓고 한바탕 회오리에 휘말릴 전망이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4선을 노리고 있지만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쿠바 의료진이 악성 종양을 제거했다고 밝힌 이후 건강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차베스는 이미 3차례의 암 수술을 받았으며 쿠바에서 화학과 방사능 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다.
그는 “나의 건강 상태는 차기 6년의 대통령 임기를 더 맡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차베스 대통령은 암 종류와 발병 원인 등 관련 정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또 대중들 앞에 직접 모습을 나타내는 대신 TV에 등장하거나 트위터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야권 대선 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 라돈스키 미란다주 주지사는 “차베스의 건강에 대해 불확실한 면이 매우 많다”면서 “그가 TV 카메라 앞에 나와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얘기해야 할 때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차베스의 4선을 저지하기 위한 야권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과거 대선에서 분열 양상을 보여 차베스에게 패했던 야권은 지난 2월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일찌감치 통합후보로 선출했다.
그는 지난 26세에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40세의 나이로 젊음과 활기를 최대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카프릴레스는 또 차베스의 골수 좌파적인 노선을 비판하고 브라질의 룰라식 실용주의 사회주의 노선을 도입할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의 관계 개선도 주장했다.
사회주의 개혁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가 오히려 늘어나는 등 치안이 불안한 것도 카프릴레스가 차베스를 비판하는 요소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하루 평균 53명이 피살되는 등 남미에서 치안이 가장 불안한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컨설토레스21이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카프릴레스의 지지율은 45%로 차베스의 46%를 바짝 추격했다.
엘리아스 하우아 베네수엘라 부통령 등 다른 여당 인사는 카프릴레스보다 지지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야 모두 차베스의 건강 문제가 최대 변수가 된 셈이다.
차베스는 13년째 베네수엘라를 통치해왔으며 그가 건강이 악화해 직무 수행이 불가능할 경우 대신할 만한 거물급 후계자를 키우지 않았다.
제대로 된 2인자가 없는 상황에서 차베스의 건강이 여권 내 치열한 권력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