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는 여당과 야당이 각각‘박(박근혜·박지원)과 비박(非朴)’간 치열한 혈투를 벌이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대권과 당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민주통합당은 원내대표를 쟁취하기 위해 박지원 최고위원에 대항해 비박(이낙연·전병헌 의원, 유인태 당선자)계 후보들이 연대키로 잠정 합의했다.
30일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19대 새누리당 국회의원 당선자 대회’에 참석한 뒤 쇄신파 의원들과 모임을 갖고 출마여부를 상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박근혜계) 황우여 원내대표와 유기준 의원보다 앞서 출마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박계 위주로 만들어진 지도부 리스트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이후 친박계 의원들이 눈치 보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시점이어서다.
이런 분위기를 간파한 정몽준 전 대표는 박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이 10년 전으로 돌아갔다”며 “당 대표 경선이 2주 남았는데 후보군이 없다는 게 단적이 사례”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이 1인 지배체제가 되면서 박 위원장은 리더십을 확고히 했지만 당은 생명력이 없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재오 의원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선이라는 것에 매달려 1인 독재 지배체제를 강화하고 심화시켜 놨다”며 박 위원장을 겨냥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주말에 부산 금정산행에서 “완전국민 경선을 받아들여 본선 경쟁력을 높여 필승전략으로 나갈 것을 기대한다”며 박 위원장을 압박했다.
민주통합당도 내달 4일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내홍이 확산되고 있다. 당 대표를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던 박지원 최고위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더욱이 이해찬 전 총리와 박 최고위원이 ‘당대표-원내대표’를 합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이낙연·전병헌 의원, 유인태 당선자 등 기존 후보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박 최고위원의 지지율은 4명 중 1위가 확실하다. 다만 과반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역풍으로 인해 표가 이탈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주 초에 후보단일화 시기와 절차, 방법을 논의키로 했다”며 “분명한 것은 연대하기로 이미 결정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 비박 3인방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과반 이상의 득표를 하면 2차에서 1명을 밀어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