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겐 다시없는 소중한 시간이에요. 팔랑팔랑 날개 짓을 하던 호랑나비 한 쌍이 따뜻한 봄 햇살을 맞으며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
한 달 반 가까운 시간을 홀로 견디고 또 참았어요. 사육사의 보살핌 속에서 알에서 애벌레로, 다시 번데기로 그리고 마침내 화려한 나비로, 저는 ‘호랑나비’입니다. 이제 파란 하늘을 향해 힘찬 날개짓을 선보이는 일만 남았군요. 거미가 쳐 놓은 끈끈한 거미줄도, 사마귀 같은 무서운 사냥꾼도 전혀 무섭지 않아요. 후두둑 떨어지는 봄비도 이겨낼 수 있어요. 앞으로 저는 따뜻한 봄바람을 타고 살랑살랑 화려한 날개를 펼치며 향긋한 꽃을 찾을 거에요. 그리고 아름다운 짝을 찾아 사랑도 나눌거에요.
▲“얘들아 이리와 보렴”. 나비가 좋아하는 꽃에 물을 주는 등 아침부터 오후까지 사육사는 나비유리온실에서 배추흰나비, 남방노랑나비, 남방제비나비, 산호랑나비들을 연약한 아기처럼 소중이 돌본다.
저의 또 다른 모습들이 궁금하시다면 함평으로 오세요. 27일부터 이곳에서 열리는 ‘함평나비대축제’에서는 저와 많은 나비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축제는 다음달 8일까지 계속되니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오셔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가세요. 그럼 저는 또 달콤한 꿀을 찾으러 날아갈게요.
▲나비의 성장과정 = 항벽나무 잎에 호랑나비가 나은 알(①)은 1주일 정도 지나 애벌레(②)가 된다. 이 애벌레는 케일 잎을 먹고 자라 1령에서 5령까지 한 달의 시간을 보내고 번데기(③)로 변한다. 그리고 1주일 정도 번데기 안에서 점점 변화한 나비는 어느 순간 껍질을 박차고 세상 밖으로 나와 화려한 색을 띄게 된다(④~⑦).
/취재협조=함평군 농업기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