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내용은 여신금융협회가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금융연구원, 삼일PwC컨설팅에 의뢰해 작성한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체계의 문제점과 개편방안’에 담았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가맹점 간 평균 수수료 격차는 0.56%에서 0.14%로 축소됐다. 무원칙적으로 적용했던 업종별 수수료를 개편한 결과다. 거래 건당 고정비용에 거래건수를 곱하고, 금액당 원가율에 거래금액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출했다.
거래규모별로 살펴보면 월 카드매출 1000만원~1억원 규모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크게 내렸다. 2.68%에서 1.88%로 0.80%포인트 하락했다. 이 구간에서 수수료율이 상승하는 가맹점 비중은 11.6%에 불과했다. 월 카드매출이 5억원이 넘는 대형가맹점의 경우는 수수료율이 1.89%에서 1.90%로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일반음식점의 수수료는 2.47%에서 1.97%로 크게 내렸다. 반면 슈퍼마켓(2.03%→2.11%), 편의점(2.33%→2.76%), 대형할인점(1.66%→1.95%)의 수수료는 올랐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수수료율이 올라가는 것은 건당 평균결제금액이 작은 탓이다. 결제금액은 작은데 건수는 많다 보니 결제 때마다 물어야 하는 결제대행서비스(VAN) 수수료 등 고정비용이 높다. 대형가맹점 뿐 아니라 소형가맹점인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강한 반발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강동수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소액결제 비중이 높은 가맹점은 결제건당 고정비용을 낮게 적용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VAN 수수료는 건당 150원~200원 정도의 고정 비용이다. 더욱이 2000년대 초에 비해 개편된 부분이 전혀 없다.
이재형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VAN 수수료 결정과정이 불투명한 데다 수수료가 정액이여서 소액결제시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VAN 회사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대형가맹점과 카드사 간 직결제망 구축 등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수료가 많이 오르는 가맹점에 대해서는 인상 단계를 차등적으로 두는 방안도 보완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가맹점들이 이번 개편 방안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도 논란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나 이마트, 삼성전자 등은 카드사에게는 갑에 해당하는데 수수료율을 올리라고 하면 바로 수긍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윤경수 KDI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의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카드사에는 원가 인정 범위를 제시하고 가맹점의 부당 행위는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사의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카드사들은 수익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연회비 인상, 부가서비스 축소 등을 시행할 전망이다.
한편 금융위와 여신협은 이번 보고서를 토대로 26일 공청회를 개최한다. 의견 수렴을 거쳐 올 하반기부터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