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나눔'이 아니라 '함께'였지요…코스콤 '1사1촌' 현장 가보니…

입력 2012-04-25 09:30 수정 2012-04-2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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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지만, 농부가 되어 일도 밥도…

▲비 오는 중에도 전대근 코스콤 경영지원본부장(오른쪽)을 비롯해 직원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산마늘 모종을 심고있다.
주말 아침은 직장인들이 꿀같은 휴식을 맛볼 수 있는 아침이다. 특히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주말 아침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런 꿀맛같은 휴식을 뒤로하고 코스콤 직원들이 멀리 강원도까지 봉사활동을 간다고 해 무작정 따라나섰다.

비가 꽤 많이 왔지만 한명의 지각자없이 코스콤 본사에서 8시40분 출발했다. 백승훈 대외협력단장과 전대근 경영지원본부장 등 임원진을 비롯해 김응석 노조위원장에 신입사원들까지 직급을 가리지 않고 총출동했다.

1시간30분 여를 달려 춘천시 덕두원2리 명월마을에 도착했다. 전형적인 산좋고 물좋은 산골마을이었다. 버스가 도착하자 동네 주민들이 나와 마치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을 대하듯 반겨주신다.

인사를 나누자마자 쉴 틈도 없이 공구와 장화를 챙겨신고 바로 일할 장소로 출발했다. 오늘의 작업은 일명 산마늘 모종을 야산에 심는 것인데, 말이 야산이지 길도 없는 험한 비탈길을 올라야 했다. 작업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지만 다들 뒤에서 밀고 앞에서 당겨주며 작업장에 도착했다. 이번에도 쉴틈없이 모종을 나누고 각자 구역을 나눠 작업을 시작했다. 기자도 모자란 일손을 돕기 위해 나섰는데 시작한지 10여분 만에 후회가 밀려온다. 비탈진 곳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버티며 허리를 숙이고 한참 작업을 하니 안 아픈 곳이 없다. 만약 코스콤 직원들이 돕지 않았다면 노인들밖에 없는 이곳에서 어떻게 했을지 의문이 앞선다. 일하는 중간중간 동네주민들과 인사를 하며 가족들 안부까지 묻는 걸 보니 그 동안 의례적으로 오간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코스콤 임직원들이 1사1촌 봉사활동을 위해 춘천시 명월마을을 찾았다.
이번이 첫 봉사활동이라는 사영은 신입사원은 “힘들긴 하지만 보람도 있고 마음이 즐겁다”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가지고 올라간 모종을 모두 심고 마을 회관으로 내려가니 동네분들이 우리 식사 준비를 해 놨다. 산채비빔밥에 삶은 돼지고기, 쌈야채까지 조촐하지만 정갈한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동네 주민들과 섞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치고 바로 다음 작업장소로 이동했다. 당초에는 더덕씨를 뿌리려했으나 비가 너무 거세게 내려 유실될 확률이 높다고 했다. 때문에 농사를 앞둔 비닐하우스 제초작업으로 대신했다.

유근선 명원마을 이장은 “무엇보다도 이런 행사로 주민들이 웃을 수 있는 점이 좋다. 평상시 적막한 동네에 외부사람들이 오니까 마을 분위기가 살아 난다”며 “일한다기 보다는 언제든지 쉬러온다는 생각으로 자주 와 달라”고 흐뭇해 했다.

작업이 마무리되어갈 무렵 여직원들은 밭두렁을 걸어 한 가정집으로 찾았다. 다문화가정으로 이 동네에서 유일하게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고 했다. 이미 자주 찾아온 듯 아이들 이름을 부르자 아이들이 마당까지 뛰어나와 반겼다. 산골마을의 열악한 교육환경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코스콤 직원들이 급여 끝전을 모아 학비도 보태주고 학용품도 사주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도 데리고 마을회관으로 가자 이미 파전과 막걸리를 곁들인 동네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함께 어울려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때로는 어르신들의 노랫자락으로 웃음꽃이 피는 걸 보니 어쩌면 일손을 돕는 것보다 이렇게 함께 해주는 게 더 큰 봉사활동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스콤 직원들 역시 한번씩 올때마다 새힘을 얻어서 돌아간다니 코스콤과 명월마을은 서로에게 ‘힐링캠프’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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