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그들은 누구인가]‘자본시장 꽃’이라지만 욕 먹고 스트레스 받고…

입력 2012-04-1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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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분석·전망·투자 내비게이션…30대 초반 억대연봉은 주로 계약직

“애널리스트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이다. 딸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직업이다.”-용대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

“자본시장 중에서 증권시장이 자본주의 경제에서 꽃이다. 증시 전망은 주가를 통계적으로 전망하고 시계열을 분석하는 '과학'이지만 여기에 경험을 포함시켜 예술이 될 수 있어야 한다”-김영익 한국창의투자자문 리서치&마케팅관리부문 대표

▲대우증권 애널리스트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주식 차트와 세계 경제 정보등을 살피고 있다.
자본시장의 꽃 중의 꽃으로 불리는 애널리스트들. 억대연봉을 받는 꿈의 직업으로 칭송되고 있는 그들의 세계는 어떨까. 애널리스트들은 주식투자자들에게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존재다. 그러나 이같은 화려함 뒤에는 초라한 뒤안길도 있다.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길을 안내할 경우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흔히 애널리스트는 크게 기업 분석, 경제 분석, 채권 분석, 주식전략 등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로 나눠져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보통 대학 졸업 후 입사해서 2~3년차가 지나면 억대 연봉을 받는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애널리스트간의 연봉차이가 개인의 능력이나 담당 업무에 따라 많게는 몇 십 배 차이가 난다. 국내 월급쟁이 중 30대 초반에 유일하게 연봉 1억원을 받을 수 있는 꿈의 직업으로 꼽힌다. 특히 다른 직업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학벌 차별도 남녀 차별도 없이 오직 노력과 실력만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직업이 바로 애널리스트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로 불리는 그들 모두가 억대 연봉의 소유자는 아니다. 증권시장에서 억대연봉을 받는 애널리스트들은 보통 계약직 애널리스트들이다. 회사 소속 정규직 애널리스트는 보통 직급에 따른 연봉을 받기 때문에 억대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보통 애널리스트들은 계약직 직원인 만큼 목숨도 단명일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20년 이상 현역을 뛰고 있는 애널리스트들이 증권가에 수두룩하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균근속 기간이 짧고 이직이 잦은 것은 실력 있는 애널리스트들을 원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실력만 갖추면 은퇴 후에도 업무와 연관된 제2의 직업도 가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억대 연봉을 받는 만큼 그들의 생활은 치열한 전쟁터에 나와 있는 장수와 같다. 애널리스트 특성상 많은 사람을 만나 인맥을 형성하고 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화려한 생활 같지만 업무강도가 보통이 아니다. 그렇다고 사생활이 전혀 없을 정도는 아니다. 섹터별이나 담당업무에 따라 일의 강도는 틀리다. 경기상황에 따라 업종별 부침에 따라 일의 강도가 극과 극을 달리는 경우가 많다. 다만 투자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섹터애널리스트와 비교할 때 업무강도가 높지만 연봉은 절반 수준에 이르러 이들 애널리스트들의 이직이나 자산운용사쪽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다만 애널리스트간 경쟁이 심해 보통 해당 팀제로 운영하며 정보를 공유하면서 다른 애널리스와 아이디어 싸움을 펼쳐야하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직업이다. 신의 영역으로 일컬어지는 주가전망을 하기 때문에 맞추기가 쉽지 않고 실패와 성공은 곧바로 돈과 직결되기 때문에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직업 중 하나다.

특히 회사이익과 배치되는 기업분석이나 주식전망을 경우 자신의 소신을 주장하거나 굽혀야 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자신이 발굴한 종목이나 주식전망이 맞을 때는 그에 따른 보상과 만족감이 크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이 한번 빠지면 벗어나지 못한다. 마치 늪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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