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직장인 3년차인 2010년부터 결심한 게 있었다. “쓰더라도 할인 받으면서 써보자”는 것이다. 신용카드로 1000만원 이상 사용해도 소득공제는 기껏해야 3만원 안팎인데 차라리 할인 받으면서 쓰는게 낮다고 박씨는 생각했다. “한 번 만든 카드는 쉽게 버리지도, 바꾸지도 못한다”는 통설에 맞서자는 다짐이기도 했다.
박씨는 자신의 소비 유형에 맞는 신용카드를 만들어 할인 규모를 최대한 늘리기로 했다. 그는 2년 전 사용하던 신용카드를 버리고 세 장을 새로 만들었다. 통신, 주유, 쇼핑 할인 등에 특화된 카드였다. 이후에도 혜택이 좋은 신용카드가 나오면 교체하고 있다.
박씨의 동의를 받아 세 개의 신용카드사에서 사용한 지난해 지출내역을 분석해 봤다. 신용카드를 통한 가장 많은 지출 항목은 쇼핑·유통 부문이었다. 여성이다 보니 의류와 관련된 지출이 많았다. 부모님과 조카들에게 해주는 설빔 등의 옷선물도 주요 지출 항목이었다.
그는 쇼핑·유통과 관련 모두 38회를 신용카드로 지출했다. 계산금액은 589만원이었다. 그러나 할인 받은 금액을 계산하면 실제 지출 비용은 553만5000원이다. 쇼핑 할인에 특화된 카드를 사용해 모두 35만5000원(6.0%)을 할인받았다.
가장 할인율이 높은 부문은 외식과 관련된 항목이었다. 박씨의 레스토랑·커피전문점 등 신용카드를 통한 외식 관련 지출은 모두 72번이었다. 지출금액은 124만원이었고 이중 25.8%에 해당하는 32만원 가량을 할인받았다.
박씨는 “신용카드의 경우 특정 음식점에서는 많게는 30% 가량 할인해주는데 친구들과의 모임은 주로 할인이 적용되는 곳으로 잡는다”고 설명했다. 수다를 떠는데도 비용은 필요하지만 최대한 아끼기 위한 노력이다.
최근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통신비 관련 지출이 늘어나는 것도 통신비 할인 전용 신용카드를 만들게 된 계기이다. 그는 2011년 142만원의 통신비 중 8만4000원(5.9%)를 할인 받았다.
박씨가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액 1048만원 중 할인 받은 금액을 모두 합하면 93만3800원이다. 비율로 따지면 8.9%에 달한다.
그는 “이용실적에 무리하게 맞혀서 할인을 받으려고 하면은 오히려 지출만 더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할인 받기 위해 무턱대고 신용카드를 많이 만드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고 박씨는 강조했다. 최근 신용카드사들은 혜택을 많이 주는 대신 연회비를 6만원이상 받는 카드들을 출시하고 있다. 연회비를 많이 내다보면 실제 할인받는 금액보다 배꼽이 커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는 “신용카드 사용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전달해주는 정보만 가지고는 어렵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소비자들이 카드별 정보나 할인율들을 비교해 놓은 것을 꼼꼼히 챙겨본 뒤에 현명하게 카드를 만들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