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의 여의도1번지]정치인과 연예인의 닮은 점

입력 2012-04-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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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원 정치경제부 팀장

정치인과 연예인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

정치인은 표를, 연예인은 인기를 먹고 산다는 점이 유사하다. 유권자는 마음에 드는 정치인에게 한 표를 행사한다.

정치인은 선거에서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이 때 필요한 게‘흥행요소’다. 하지만 정책없이 흥미 위주의 흥행요소는 국민에게 해가 되기도 한다.

올 연말 18대 대선을 흥행시킬 요인을 찾던 정치권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발견했다.

야당은 하루가 멀다고 안철수 원장에게 조기에 등판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직무대행은 야권 대선주자 선출을 위한‘100% 국민참여경선’참여를 촉구했다.

안 원장을 흥행요소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안 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대 강연에서 “제가 정치에 참여한다면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며 “어떤 특정한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에 소속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안 원장을 하루 속히 대선전으로 끌어 들여서 주목받고 싶어 하는 분위기다. 국민의 관심을 얻기 위해 흥행요소를 찾는 정치권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정책으로는 국민의 관심을 끌기 힘들기 때문이다.

야당이 계속 흥행거리를 찾고 있는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은 흥행요소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152석을 확보하면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의 여왕’다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당내 입지를 확고히 했다.

문제는 ‘박근혜 대세론’이다. 대세론에 휘둘려 잠룡들이 나올만한 여지를 줄인 탓에 흥행요소가 사라졌다.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표심을 끌어내는데 한계가 있다.

대선에서 대세론이 꺾일 때 묘미가 있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여당이었던 민주당에서 이인제 의원의 대세론이 힘을 받고 있었다. 당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등장은 새로운 흥행요소였다. 경선 때 첫 일정으로 서울이 아니라 제주도를 잡았다. 흥행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제주도에서 경선을 한 덕분에 이인제 대세론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국민들은 의외의 결과에 관심을 기울였다.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에서 경선을 치르면서 이인제 대세론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그 뒤 광주에서 노 전 대통령이 1위에 올라 이인제 후보의 대세론이 꺾였다. 국민들은 이 과정을 보면서 정치에 흥미를 보였다.

지난 2007년 대선 때 새누리당에서 벌어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위원장의 명승부는 큰 흥행거리였다. 서로 다른 당 사람인 것처럼 치열하게 치고 받으면서 국민의 시선을 끌었다.

최근 정치권은 가장 큰 흥행요소로 안철수 원장을 찍은 듯하다. 하지만 안 원장이 어떤 정책을 내놓을 지에는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이다. 안 원장이 올 연말 대선에서 단순한 ‘흥행요소’로 전락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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