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인도로 안식년을 다녀온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내 마음속엔 언젠가 한번 인도를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오고, 바쁘게 살아 왔을지 모를 20대의 마지막 즈음에 이번 휴가에는 마음속에 담아뒀던 인도로 꼭 가겠다고 결정했다. 그렇게 나는 어쩌면 짧을지도 모르는 8박 9일 일정으로 드디어 인도로 출발하였다.
다음날 새벽 일어나자 마자 델리 기차역으로 갔다. 5시간 정도 가는 기차 안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가져간 가이드북을 보며 간단하지만 꼭 하고 싶은 3가지를 생각했다. 헤나, 라씨, 겐지스강, 마지막으로 가트(인도의 화장터)구경.
인도의 대표적인 유물인 타지마할, 후마윤의 무덤, 짜이뿌르 등 정말 으리으리하고 멋있었지만 마지막 여행지인 바라나시의 갠지스강 주변 특히 삶과 동시에 죽음을 맞이하는 장소인 바라나시 그 중에 가트가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 죽은 이의 얼굴을 한번도 마주 한적이 없어서 숱하게 고민하며 노심초사 했었는데, 유족들의 손에 갠지스 강에 한번 몸을 담근 후에 미리 준비한 장작 더미 위에 올려졌다. 유족들은 짧은 의식 마친 후에 흰옷을 입은 힌두교 사제가 불을 놓았다. 이미 옆에는 다른 시체 여러구가 불에 타고 있었고, 난 그것을 넋을 놓은 채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잿더미에서 피어오르는 엄청난 연기 때문에 눈이 따끔거려 더 이상 바라보기 힘들어서 뒤쪽 골목으로 들어갔다.
다음날 새벽에 일찍 일어나 바라나시 필수 코스인 일출을 보기 위해 갠지스강으로 가서 보트를 빌려탔다. 천천히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일출 뿐만 아니라 강가 주위에서 불가촉 천민인 '도비'와 기도를 드리는 힌두교 성직자들 까지 밤에 시끌벅적 했던 모습과 달리 조용한 인도의 다양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바라나시 여정을 끝으로 인도 여행치고 아주 짧은 8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공항안에서 우연히 인도정부 관광청의 홍보 슬로건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Incredible India’ 정말 인도를 제대로 표현한 문구 같았다. 나는 지금도 솔직히 인도가 왜 좋은지 표현은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흔히 말하는 "기억에 남는 여행지" 이상의 여운이 있는 여행이였다. 정말 이후에 나에게 더 긴시간이 주어진다면 다시 한번 찾아가고 싶은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