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떠오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낙동강 벨트’ 공략이 절반의 성공으로 끝나 상당부분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에 ‘안철수 조기 등판론’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총선 패배 이후 돌파구가 필요해진 야권이 조기 대선 레이스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총선 이틀 전인 9일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유튜브에 공개한 안 교수가 이번 총선에서 미미하나마 자신의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정 정당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야권으로 해석될 수 있는 몇 가지 정치적 제스처를 취하고, 야당 소속 후보를 공개 지원함으로써 총선에서 간접 정치 행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했더라면 ‘안철수 없이도 대선을 치를 만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됐겠지만 현재와 같이 총선 패배로 인한 리더십 부재에 직면할 경우 ‘안철수 대안론’이 확산될 수 있다. 또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로 대부분의 정책이 좌클릭 한 가운데 자당에 등을 돌린 중도·무당파를 끌어으려면 안 교수의 존재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야 정쟁으로 인한 국민들의 ‘정치 피로증’을 의식한 안 교수가 장외주자 자리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반면 안 교수가 이번 총선에서 제한적으로 ‘메시지 정치’를 했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안철수 신드롬’이 퇴조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안 교수가 대선 정국에서 어떤 행보를 취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안 교수는 대선 행보와 관련된 질문에 사회적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서고, 국민들의 지지가 있다면 출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금 대선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빠르다”고 거리를 두는 애매모호한 자세를 유지했다.
안 교수의 입지는 정치권 안팎의 권력향배에 달릴 것으로 관측된다. 총선에서 패했지만 민주당 문재인 손학규 정동영 김두관 등 야권 내 대선주자들이 향후 대선 국면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과 확실한 대립구도를 형성하며 ‘대안론’을 빠르게 굳혀나갈 경우, 안 교수의 입지는 축소될 수 있다. 반대로 당내 백가쟁명식 대선 경쟁이 난립하게 돼 유권자들에게 식상함을 줄 경우 젊은세대에게 확실한 지지를 받고 있는 안 교수의 입지는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