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이 승리로 끝나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자본시장 현안 논의가 다시 탄력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증권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한국형 헤지펀드 관련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 통합법 개정안이다. 기존 자본시장 통합법 개정안 통과를 강력히 추진했던 새누리당의 이사철, 이성헌 의원 등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탈락이나 낙선으로 국회 입성을 실패한데다 노동계 출신 의원들이 포진하고 있어 18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당의 과반수 획득으로 19대 국회에서는 자본시장 통합법 개정안이 올해안에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ATS(대체거래시스템) 설립이 탄력을 받을 수 있어 한국거래소 민영화 문제도 빠른 시일내에 해결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또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야가 팽팽히 대립했던 상장주식 양도차익 전면과세 도입은 여당의 과반수 획득으로 도입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상장주식 양도차익 전면과세를 도입할 경우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고 주식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새누리당은 도입을 반대해 왔었다.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출자총액제도 부할과 순환출자 금지 등 재벌 개혁과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진출규제, 대형마트 진입규제 등 현안과 관련해서도 여·야간의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논란을 일으키며 여·야가 경제민주화 정책을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아직 대선이 남아 있어 이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을 핵심으로 한 금융소비자 보호 법안도 18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높아 19대 국회에서 다시 상정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노희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어차피 새로 국회가 꾸려진다고 해도 원 구성이나 업무파악에 시간이 걸리고 새로 법을 제정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바로 제정은 힘들 것”이라며 “때문에 직전에 논의되다가 중단된 법안들이 재추진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예를 들어 프라임브로커 문제나 해지펀드 시장확장, 중소기업 자금공급 같은 문제들을 규모를 키우거나 새롭게 손봐서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지식경제부와 한국거래소가 추진하고 있는 금 현물거래소 설립 작업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금거래소 설립을 추진했지만 금에 대한 세금 감면 등 세부 입법 사항이 늦어지면서 내년으로 미뤄졌다. 이번 총선이 끝나면서 이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