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멕스 고무장갑, 바이오탱크 물통, 바이오글래스 밀폐용기... 1971년 회사 설립 이후 ‘생활용품’ 한 분야에 집중해 온 코멕스산업이 어느덧 세상 이치를 깨달아 그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不惑)’에 이르렀다.
80년대 국내 최초로 신선도를 오래 유지시키는 셈-바이오 공법으로 ‘바이오탱크’ 물통을 개발해 히트를 친 코멕스산업은 밀폐용기 원조기업이기도 하다. 플라스틱, 트라이탄 등 소재를 국한하지 않고 한 우물만 파다보니 제품 종류만 무려 500여 종이 넘는다.
코멕스 물병으로 자녀 도시락을 싸고 코멕스 장갑으로 매일 설거지를 하던 주부가 어느덧 할머니가 됐지만 여전히 충성도 높은 고객이다. 이같은 인적 자산이 트렌드 변화가 빠른 주방·생활용품업계에서 코멕스산업이 수십 년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 제품의 자존심은 ‘웰빙·디자인’ = 코멕스산업은 창업주인 구자일 회장이 설립한 유아용품전문 크로바상사에서 시작됐다. 유아용품으로 시작한 만큼 창업 초기부터 코멕스산업이 추구한 제품에 대한 자존심은 ‘웰빙’과 ‘디자인’이었다.
30년 간 기술개발 끝에 2003년에는 웰빙을 넘어 소비자 니즈를 잘 읽어낸 ‘바이오킵스’를 개발했다.
이는 ‘친환경 유기농 전용용기’로 셈-바이오 공법이 도입돼 장기간 싱싱하게 보존이 가능하며 인체에 무해하다. 특히 ‘환경호르몬 피해’라는 사회적 이슈와 맞물려 시대적 흐름을 잘 맞췄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코멕스산업이 웰빙 다음으로 집중한 부분은 ‘차별화 된 디자인’이다. 최근에 와서는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박형열 코멕스산업 대표는 “디자인을 비롯해 각 부서별 교육시스템을 재구축했다”며 “이 외에도 제품디자인 미리 확인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한 ‘share & joy’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투자한 만큼 성과도 만족스럽다. 지난 2004년 바이오킵스는 공구함 같았던 기존제품에 상단 돌출된 곳 없이 부드럽게 라운딩한 부분으로 ‘디자인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04’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011년에는 친환경 신소재 밀폐용기 ‘클로켄’이 원스탑 테이블웨어 부문에서 독일 iF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유리밀폐용기 ‘바이오글라스’는 수상은 못했지만 뚜껑에 그림을 입히는 ‘인몰드방식’을 채택해 현재 한국도자기에 납품하고 있다.
◇ 세계 어디서나 코멕스 제품을 만나도록 = 코멕스산업은 전문 무역팀을 꾸려 자사 브랜드 파워와 제품력, 발 빠른 해외영업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코멕스 제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최종 목표다.
또 GS홈쇼핑을 통해 중국 방송 진출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클로켄을 통해 베이징, 난징 GS홈쇼핑 진출을 비롯해 중국홈쇼핑 메카인 후난성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방송에 따른 오프라인 매출도 기대되고 있다.
유럽과 칠레, 페루 등 중남미지역에는 이미 진출한 상태다. 물병류를 중심으로 수출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한미FTA 발효를 통한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도 높다.
코멕스산업 관계자는 “현재 전체 매출의 수출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며 “앞으로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멕스 수출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해외 바이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는 자세로 다수의 해외 전시회에 참가했고 결과적으로 큰 성과를 가져왔다.
이를 기반으로 코멕스산업은 바이오킵스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하는 한편 웰빙과 친환경 브랜드라는 이미지도 강화할 계획이다. 전 세계 유통망 확대에도 보다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코멕스 관계자는 “생활용품은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힘든 분야로 인식되고 있지만 코멕스는 차별화된 품질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며 “특히 중국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원료 배합에 의한 특수 제품 개발과 벤처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신소재 개발, 새롭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승부한다면 결과는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중견기업으로 가는 새도약 원년 = 코멕스산업의 중장기 비전은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이다. 지난해 11월 신용보증기금의 ‘스타기업’으로 선정된 것이 코멕스가 중견기업으로 발전하는 데 여러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기존 플라스틱 용기제품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내열강화유리 소재 밀폐용기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이는 인테리어 기능도 탁월해 올해 매출액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치도 높다.
또 기존 40년 전통은 살리되 물류, 생산, 영업라인까지 효율성 높은 시스템으로 바로잡을 계획이다. 이 외에도 공격적인 마케팅과 홍보도 감행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올해 매출액은 클로켄 리빙박스, 유리 밀폐용기 출시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약 8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립 50주년을 맞는 향후 10년 뒤를 대비해 “그동안 경험한 실패와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방제품 뿐 아니라 생활제품 전반에 걸친 카테고리를 형성해 생활용품 전문업체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