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갑은 지난 17, 18대 총선에서 1~2% 포인트 차로 새누리당이 힘겹게 승리한 지역이다. 4·11 총선에서는 박선규(50)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새누리당 승부사로 나섰다. 민주통합당에선 김영주(56) 전 의원이 재도전한다.
박 전 차관은 20여년 동안 KBS 기자로 활약하다 현 정부에서 대통령실 언론비서관, 청와대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이번 총선에서 양천갑에 도전장을 냈던 그는 이 지역에 전략공천을 받으며 청와대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서울에서 살아 남았다.
그는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와 이 지역의 중요성을 당에서 인정한 만큼 취재차 전쟁터에 나섰던 때의 각오로 임하고 있다”면서 “생활보호대상자였던 초등학교 시절부터 40년 이상 저를 키워준 이 곳에서 받은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한 김영주 전 의원은 18대에서 당시 전여옥 새누리당 후보에 980여표 차로 석패한 후 권토중래해왔다.
그는 “지난 7년간 누벼 이 지역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지역 현안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해결방안도 만들어 놨다”면서“중앙정치에만 관심이 많았던 지난 의원들과 달리 지역 현안을 적극 돌보겠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 간 신경전도 치열했다. 박 전 차관은 김 전 의원을 향해 지난 총선 금품제공 의혹을 언급, “페어플레이하고 싶지만 김 전 의원과 깨끗한 경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그런 의혹에 휘말린 후보와 승부를 겨뤄야 한다는 데 아쉬움이 있다”고 공세를 폈다.
김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당내 조사결과 무혐의 결과가 나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 전 차관은 2008년엔 관악을에서 낙천하고 이번엔 양천갑에서 뛰다가 이곳으로 왔다”고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박 전 차관은 이 지역에서 졸업한 초등학교만 이력으로 강조하고 신림동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는 걸 밝히지 않더라”고 꼬집었다.
공약으로는 박 전 차관이 준공업지역 해제를 통한 지역 개발을 내걸었다. 또 교육을 통해 희망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다듬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보안’상의 이유로 준공업지대 완화 방안 등 준비해 놓은 공약 발표를 뒤로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