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지만 정년 축소와 저금리로 미래가 불안한 지금, 재테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에 ‘재테크’를 검색하면 셀 수 없이 많은 정보가 쏟아진다. 하지만 일종의 매뉴얼처럼 비슷한 정보만 난무해 투자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엔 역부족이다.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PB들에게 재테크 이해와 오해를 물어봤다.
Q. “팔면 오르고 사면 빠진다”(?)
A. 흔히 주식투자자들은 “내가 팔면 오르고 사면 빠진다”고 하소연한다. 우연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필연이다. 대한민국은 IT강국답게 HTS(홈트레이딩시스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 최고 수준의 매매시스템으로 새로운 이슈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된다. 나만 알고 있는 정보는 없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 는 격언이 있지 않나. 좋은 소식에는 뉴스 발표 당시 주식을 팔고 나쁜 소식에는 과매도 국면에서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Q. 관심과 수익률은 비례한다(?)
A. 하루종일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확인한다고 떨어지는 주가가 갑자기 치솟진 않는다. 관심과 수익률은 반비례한다는 의미다. 전문성을 가진 고객이라면 모르지만 대부분은 고점매수와 저점매도(뇌동매매)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 고수익을 단기간에 얻고자 하는 게 인간이기 때문이다. 무덤덤한 스타일의 투자자가 실제로 수익률이 더 높다.
Q. 수수료·세금은 무시?
A. 수수료와 세금도 ‘티끌 모아 태산’이다. 투자 시 고비용이 수반된다면 중장기적으로 결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없다. 인덱스펀드로 유명한 뱅가드 그룹의 존 보글은 이 점에 착안해 비용이 적게 드는 펀드에 집중했다. 그 결과 단기에는 차이가 없으나 중장기 수익률에서 비용의 최소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입증됐다.
특히 해외펀드 등에 투자할 땐 세금문제에 유의해야 한다. 고소득자일수록 금융종합소득과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해외펀드는 수익도 중요하지만 환차익에서 발생하는 세금도 관심있게 봐야 한다. 이런 문제는 개인이 직접 계산하기는 무리가 있으므로 금융회사의 PB와 반드시 면밀하게 상담해야 한다.
Q. 부동산은 아직 죽지 않았다(?)
A. ‘부동산 불패’에 대한 인식이 최근 많이 약화되긴 했지만 나이 지긋한 고액자산가에게 부동산에 대한 맹신은 여전하다. 투자 자산의 하나가 된 부동산도 이제는 하락할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상가와 주상복합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재테크는 고려할만 하다.
Q. 수익률, 주식 > 금융상품(?)
A. 주식투자는 생각 만큼 쉽지 않다. 주식으로 전 재산을 탕진했다는 소식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고위험과 고수익에 목 멜 필요는 없다. 수익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원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은행 예금의 안정성과 주식투자의 수익성을 고루 갖춘 복합예금이 좋은 대안이다. 정기예금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수익 외에도 주가상승에 따라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달성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투자다.
Q. 펀드는 주식시장이 좋을 때(?)
A. 적립식펀드의 위력은 주가가 하락할 때 불입한 돈에서 발생하지만 투자자 중 상당수는 이때 공포감으로 불입을 중단한다. 하지만 하락장에서는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지고 향후 지수가 오르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단 낮은 수준의 주가에서는 적립기간도 그만큼 늘어나야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Q. 바람직한 분산투자 비율은(?)
A. 정해진 비율은 없다. 각자의 목표 금액과 기간, 투자성향에 따라 투자방법이 달라진다. 일단 기간을 분산한다. 단기, 중기, 장기로 기간을 나눠 수익성 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환금성도 보장해 놓는 것이다. 단기투자의 경우 CMA(종합자산관리계좌), MMF(머니마켓펀드), 정기예·적금에, 중기는 주식형펀드 및 ELS(주가연계증권)에, 장기는 묻어둔다는 생각으로는 저축성·보장성 보험 등에 투자한다. 이른 시일 내에 돈이 필요하다면 단기상품의 비중을 40% 이상으로 가져가고 나머지는 공격적 투자상품에 투자한다.
Q. 새내기 직장인투자, 공격적 투자가 우선(?)
A.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 위험자산에 투자하라’는 말이 있듯 사회 초년생에게는 공격적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새내기 재테크의 첫 걸음은 자신의 소득수준 및 투자성향 등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다. 소득의 몇 프로를 어떤 목적으로 얼만큼의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겠다는 투자 청사진을 먼저 만드는 것이다.
모으는 것과 함께 새는 돈을 줄이는 것도 필수다. 특히 무분별한 소비의 원인인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이용해 지출 습관을 들인다. 체크카드는 특히 연간 300만원 한도 안에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Q. 지수 30P 상승...적정 수익률은?
A. 종합주가지수가 30포인트 오르면 본인 보유 주식은 상한가를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생각보다 많다. 국내 코스피지수 30포인트는 수익률로 따지면 1.5% 정도에 해당한다.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그 정도 오르면 시장평균만큼 오른 것이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만족은 고사하고 못 벌었다고 생각한다. 주식 직접투자의 기본 자세는 수익 극대화가 아니라 손실 최소화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