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2011년 기준으로 국내 초고액자산가가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는 429조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체 개인금융자산규모의 19%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올해 국내 초고액자산가의 금융자산 규모는 전년대비 3.6% 증가한 445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하나금융연구소는 예상했다. 또 초고액자산가의 1인당 평균 자산 규모는 28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해 초고액자산가의 금융자산 429조원 가운데 예금 비중이 높은 은행의 자산규모는 전체의 55%인 237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주식 투자 중심으로 운용되는 증권의 자산 규모는 약 32%인 139조원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이투데이는 은행과 증권사 대표 PB 100명을 대상으로 현재 관리하고 있는 30억 이상 초고액자산가들이 어떻게 투자하고 있는 지 설문조사했다.
◇초고액자산가 주식·채권 투자 선호=이번 설문조사 결과 초고액자산가들의 투자자산 비중은 주식 직접 투자가 20.8%으로 가장 많았다.다음으로 국내채권(18.7%), 부동산(18.7%, 수익형 부동산 포함), ELS와 DLS(12.5%), 국내펀드(9.3%), 랩어카운트(6.2%), 해외채권(3.1%), 해외펀드(3.1%)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 초고액자산가들은 과거 부동산투자가 주 투자 대상이었지만 부동산 침체로 부동산보다는 주식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해외주식, 해외펀드 등에 대한 선호도가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선진국 경기둔화 우려 속에 상대적으로 견조한 국내 펀더멘탈이 부각되면서 해외자산보다는 국내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초고액 자산가들의 연 평균 수익률은 초고액자산가 중 35.3%가 5~7%대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 뒤를 7~10%대(29.2%), 10~15%대(23.2%), 15~20%대(3.0%), 20%대 이상(2.0%)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초고액자산가 중 7%대는 기준금리나 보통예금 수준인 3~5%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식의 경우 장기 투자할 경우 높은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초고액자산가들이 장기투자 상품으로 대형주 중심의 직접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 한국투자자보호재단에 따르면 지난 1975년부터 100만원을 코스피에 투자해 지난해까지 보유했다면 투자원금 100만원을 합쳐 투자금은 2779만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수익률로 환산하면 2679.33%에 달해 주식투자가 최고의 투자처임을 입증했다.
주식직접투자와 마찬가지로 초고액자산가들이 가장 관심가지고 있는 투자처로 수익형 부동산을 포함한 부동산(19.7%)을 꼽았다.
이들 초고액자산가들은 건물·상가와 오피스텔 등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는 오피스텔보다 건물·상가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 아직까지 부동산 투자에 있어 초고액자산가들은 대지의 시세차익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제환 하나은행 방배서래골드클럽 PB센터장은 “초고액자산가들 중 부동산 투자 시 반드시 수익이 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며 “이들은 부동산 투자의 경우 가치상승과 임대소득이 다른 소득(금융소득 등)보다 좋은 것으로 잘 못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 초고액자산가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처는 ELS와 DLS(15.6%), 국내채권(9.3%), 해외채권(7.2%), 국내펀드(6.2%), 해외펀드(5.2%), 헤지펀드(5.2%), ETF(5.2%), 원자재(4.1%) 순으로 꼽았다. 초고액자산가 중 2.08%는 현금으로 그냥 보유하겠다는 답변도 나왔다.
◇세금 문제 가장 신경쓰여=현재 초고액자산가들이 가장 관심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42.7%가 세금문제라고 대답했다. 다음으로 리스크관리(25.1%), 투자수익(16.5%), 증여(15.0%), 보안문제(0.5%) 순으로 관심 있게 본다는 응답을 했다.
세금 문제에 가장 신경쓰는 이유는 상속이나 증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초고액자산가 절반가량이 60대 이상 고령층이어서 고령화로 인해 증여와 상속에 대한 관심이 계속 확대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자녀에게 직접 상속이나 증여하기보다 손자녀에게 직접 증여하는 초고액자산가들이 늘고 있는데 이는 세대생략 증여의 절감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증여 시 30~50대 고객 군에서는 유가증권 비중이 전체 평균에 비해 높은 반면, 60대 이상 고객 군에서는 부동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으로 초고액 자산가들이 리스크관리에 신경 쓰는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주식이나 펀드쪽에 투자해 손실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세계경제 불확실성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부유층들의 63.2%는 지난해 주식투자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여야가 3억원 초과 소득에 대한 세율을 38%로 인상하는 이른바 ‘한국판 버핏세’를 전격 도입한 것과 관련해 초고액자산가들 52.0%가 부정적이라고 대답했다. ‘매우부정적’이라고 대답한 초고액자산가도 19.3%에 이르렀다. 긍정적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한명도 없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탐욕과 맞물린 사회현실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중립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28.5%다. 기타 ‘세금은 무조건 싫다’와 ‘모르겠다’는 응답이 0.2%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