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연임 확정과 함께 본인의 2기 체제를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경영진단실(전략기획총괄 산하), 해외마케팅실 등을 신설됐다. 그동안 포스코는 기존 마케팅 조직을 세부 제품별로 운영했는데 이번 조직 개편으로 마케팅 조직이 국내 부문과 해외 부문으로 재편됐다. 치열해 지는 철강시장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각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정 회장은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과 비슷한 개념의 경영진단실을 신설해 포스코의 중앙콘트롤 타워를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신설된 ERM 그룹과 인재혁신실의 프로세스 진단 그룹이 합쳐져 만들어진 부서로 그룹의 혁신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에 ‘정 회장의 남자’로 불리는 이들이 요직에 배치돼 정 회장과 보조를 맞추게 됐다. 경영전략실은 2개 실로 나뉘어 이정식 전무와 이영훈 전무가 진두지휘한다. 이를 통해 현재 70여개의 계열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오는 2013년 준공을 목표로 한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사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려는 정 회장의 복안이다.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달성한 연결 매출액은 모두 68조9000억원. 오는 2020년까지 연결 매출액 200조원을 달성하려면 지금부터 방대한 조직을 정비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생각이다.
경영전략실은 당장 정 회장이 연초부터 강조했던 그룹의 재무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포스코는 신용평가사 무디스, S&P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에 비해 재무건전성이 취약하다고 지적을 수차례 받았다.
이날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된 정 회장의 남자들은 50대 중후반으로 전임보다 한층 젊어졌다. 조뇌하 부사장은 탄소강사업부문장, 박기홍·김준식 전무는 각각 성장투자사업부문장과 광양제철소장으로 활동했다. 지난 14일 발표한 임원 인사에서 조봉래 포항제철소장(전무)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이같은 인사는 연공서열보다 전문역량을 기반으로 포스코의 신성장사업과 현장경영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를통해 정 회장이 두 번째 임기를 맞아, 보다 확실한 자기색깔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홍보 조직을 대폭 재편한 것도 특징이다. 기존 1기 체제의 홍보인들이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했다. 그간 CR본부장 김상영 부사장과 홍보실장 김동만 상무 등 1기 홍보인들의 업무처리가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포스코는 홍보실을 커뮤니케이션실로 이름을 바꾸고 정창화 대외협력실장을 실장으로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