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스발 위기가 일단락되자 이번에는 영국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가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가 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했다.
앞서 다른 신평사인 무디스는 지난 2월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피치는 성명에서 “영국은 향후 다가올 경제 타격에 버틸 재정적 여유가 부족하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증가하고 있고 최근 전망한 경기 회복세도 약하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피치는 이어 “영국은 다른 ‘AAA’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적자 비율이 높다”면서 “프랑스와 미국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피치는 미국과 프랑스에 대해서도 ‘AAA’를 유지하고 있으나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잡고 있다.
피치의 이날 결정으로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향후 2년안에 강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등급 전망 강등 이후 “피치의 결정은 영국이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한 종전의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영국 예산책임청(OBR)은 지난해 11월 오는 2014~2015년 부채비율이 GDP 대비 78%에 달해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등급 강등 우려에 시장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FT는 영국이 100년만기 국채나 무기한 채권(영구국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고 전망했다.
영국이 다음주 예산안을 통해 국채 발행 계획을 공개하고 의회의 승인을 받는다면 이는 최고 신용등급 국가로는 최초로 100년물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