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을 앞두고 물밑에서 이뤄지던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의 합당 논의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선진당은 14일 국민생각의 공식적인 통합 ‘러브콜’에도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진당을 비롯해 모든 범중도우파 세력에게 조건없는 연대와 통합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생각이 ‘비박(박근혜)연대’를 추진한다는 건 크게 틀린 말로, 국민생각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비박연대가 아니라 신보수연대가 올바른 말이다. 신보수세력이 원내교섭단체(20석)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새누리당을 향해 “보수를 분열시키고 약화`위축시키고 망가뜨렸다"며 "기득권에 안주하는 낡은 보수세력만으론 전투성이 강한 시대착오적인 좌파의 전횡을 막을 수 없다”고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신보수-개혁보수세력이 원내교섭단체가 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고 그래야 대한민국이 선진화되고 통일될 수 있다”면서 “신보수연대 제안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애국세력들의 뜨거운 지지와 협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선진당은 이 같은 국민생각의 공개적인 제안을 수용할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선진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국민생각과 합당할 이유가 없다”면서 “국민생각이 현역의원 5명을 모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세종시 문제라는 핵심적 가치에 대한 충돌로 양당이 같이 가긴 어렵다”면서 “선진당으로선 충청권에서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를 둘러싼 국민생각과 선진당 입장이 첨예하게 달랐던 만큼, 애초부터 합당 논의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는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 역시 “선진당은 친이(이명박계) 일부, 구민주계 인사 등과 힘을 모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국민생각과는 힘들지만 이들과 합치면 총선 전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도 있고 총선 후 전국정당으로서의 모습도 갖출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