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하나금융 내의 평가는 다르다. 김종준 사장이 행장에 내정된 것을 두고 “으레 올라야 할 사람”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복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종준 내정자는 1980년에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 이후 김승유 회장이 행장이었을 때인 1997~2000년 비서실장을 지냈다. 기업금융과 가계금융 부행장을 거친 하나금융 내 유일한 임원이기도 하다. 자회사인 하나캐피탈 사장까지 지내면서 비은행 업무도 거쳤다.
김승유 회장이 “이제는 은행과 비은행 부문을 나눠서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 것과 들어맞는 경력이다.
김종준 내정자는 업무 성과도 뛰어났다. 그가 하나캐피탈로 사장으로 간 지난 2009년은 어려운 해였다. 당시 금융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몸살을 앓았다. 하나캐피탈도 마찬기지였다. 회사의 PF 대출잔액은 2098억원에 이르렀다. 연체율도 4.6%까지 뛰었다. 김종준 내정자는 이를 복구시켰다. 취임 3년 만에 순이익 170억원 적자(2009년 말)인 회사를 434억 흑자(2011년 말)로 돌려놨다. 지난해는 하나캐피탈의 사상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경발위 조정남 위원장은 “김종준 내정자는 하나캐피탈에서 높은 실적을 거두는 등 하나금융 내 고참 임원 중에는 뛰어난 업무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물론 조직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실적만이 전부는 아니다. 조직을 읽는 눈도 필요하다. 김정태 회장 내정자가 그를 낙점한 데는 이 같은 점이 작용했다. 김정태 내정자는 “김종준이 차기 행장으로 내정된 두 가지를 꼽자면 경륜과 성품이다”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김종준 내정자는 하나캐피탈 사장 당시 직원들에게 일일이 휴대폰 문자메세지를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문자메세지를 일반 직원들과도 스스럼 없이 보내면서 직원들을 챙겼다”고 말했다.
당초 행장 물망에 오르던 이현주(53) 리테일영업그룹 총괄 부행장은 “아직 이르다”는 김정태 내정자와 김승유 회장의 뜻에 따라 제외됐다. 하나은행 내에 이 부행장보다 고참인 임원이 5명이나 있다. 조직 안정을 위해서도 김종준 내정자가 적임이었다는 판단이다.
김종준 내정자는 “뜻 밖의 결과라 놀랐지만 외환은행과의 하나은행의 장점을 모두 살리는 행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책을 맡아 책임감이 무겁지만 기업금융 및 가계영업 부행장을 역임한 경험을 살려 하나은행을 더욱 크고 좋은 은행으로 만들겠다”며 “신임 회장을 보좌해 하나금융이 세계 50대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프로필
△생년월일 1956. 9. 5
△학력 1975. 경복고 - 1980. 성균관대 경제학과
△출생지 부산
[경력]△1980. 1 한국투자금융 입사 △1993. 3 하나은행 반포지점 지점장 △1995. 2 하나은행 도곡동 지점 지점장 △1996. 2 하나은행 삼성센터지점 지점장 △1997. 1 하나은행 가계금융부 부장 △1997. 7 하나은행 임원부속실 실장 △2000. 3 하나은행 영업1부 부장 △2002. 3 하나은행 강서지역본부 본부장 △2002.12 하나은행 WM 본부장 △2005.1 하나은행 신탁사업본부 부행장보 △2006.1 하나은행 기업금융그룹 부행장 △2008.1 하나은행 가계영업그룹 부행장 △2009.1 하나캐피탈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