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전화 기업들에 중국 경계령이 내려졌다. 휴대전화 시장 절대강자 노키아가 진 자리에 이번에는 중국기업들의 돌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올해 MWC는 중국 기업들의 무서운 성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MWC 참관차 바르셀로나를 방문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중국 기업들이 과거 10년 전의 삼성전자가 했던 일을 그대로 하고 있다”면서 “제품을 내놓으면 바로 베낀다”고 견제성 발언을 했다.
대륙의 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화웨이와 ZTE다. 양대 중국기업은 MWC 행사장의메인홀이자 노른자위로 불리는 ‘8번홀’에 입성해 삼성, LG, SK텔레콤 등 국내 기업을 둘러싸는 형태로 부스를 차렸다. ZTE는 삼성전자 옆에 지난해 대비 배로 키운 대규모 부스를 열었고 화웨이는 올해 처음으로 8번홀에 들어왔다. 8번홀은 삼성, LG, 모토로라, 구글, 퀄컴, 인텔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모여 있어 참관객들이 가장 붐비는 곳이다.
특히 화웨이의 성장은 더 위협적이다. 전 세계 통신장비 업체 1위인 화웨이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출시해 ‘메이드 인 차이나’즉 중저가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나설 계획다.
화웨이는 올해 MWC에서 자체 개발한 쿼드코어칩을 탑재한 2종의 쿼드코어폰‘어센드 D 쿼드’와 ‘어센드 D 쿼드XL’을 공개했다. 쿼드코어칩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까지 갖춰 AP기술을 보유한 삼성, 애플 등 모바일 시장 선두그룹을 바짝 추격할 태세다.
리차드 유 화웨이 디바이스 부문장은 “아직 우리의 브랜드가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최고의 이동통신사로부터 우리 쿼드코어폰이 경쟁사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웨이는 지난해에만 스마트폰 4600만대를 포함해 총 538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해 전 세계 6위 제조사로 우뚝섰다. 올해 스마트폰 판매목표는 지난해 대비 43% 성장한 6000만대다. 이는 지난해 전체 판매량 보다 많은 공격적인 수치다.
ZTE도 질세라 쿼드코어폰‘에라(Era)’와 MS계열 위도폰 2종 등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ZTE는 지난해 전 세계 휴대전화 톱5 안에 진입했다. ZTE는 지난해 작년 781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해 4위 LG전자와의 격차를 1000만대 안팎으로 좁혔다.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 관계자는“화웨이와 ZTE는 중국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 이동통신사업자들에게 통신장비를 납품하면서 단말기는 공짜로 얹어주는 전략으로 시장점유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면서 “선진시장인 유럽에서도 중국산 하면 저가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젠 옛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