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가 총리직 복귀를 노리는 케빈 러드 전 총리와의 정면승부를 택했다.
길라드 총리는 오는 27일(현지시간) 연방의회 개원일에 맞춰 집권 노동당 대표직에 대해 신임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23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아델레이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를 오래 끌고 갈 경우 정부를 끌고 나가는데 장애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길라드 총리의 발표는 전일 러드 전 총리가 길라드 총리와의 갈등을 이유로 외교통상부 장관직을 사임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러드는 미국 워싱턴 출장 중에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나는 길라드 총리가 노동당의 다음 선거 승리를 이끌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다른 호주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주에 돌아온 후 어떤 결정을 내렸는 지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길라드 총리가 자원세와 탄소세 등을 추진하면서 노동당 지지도가 급락한 상태라고 통신은 전했다.
노동당 대표는 자동적으로 호주 총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투표 결과에 따라서 총리가 갈릴 수도 있다.
여론조사단체 닐슨이 지난 2~4일 호주의 일반인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7%는 러드를 노동당 대표로 선호했고 35%는 길라드를 택했다.
신임투표 전망은 아직 불확실하다.
러드가 이기기 위해서는 신임투표에서 노동당 의원 103명 중 52표를 확보해야 한다.
길라드 총리의 낮은 지지율에 노동당 부동표가 러드에게 갈 수 있다는 평가다.
호주 여론조사업체 뉴스폴의 지난 10~12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음 총리로 누구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0%가 야당인 자유당의 토니 애버트 대표라고 답해 37%의 길라드에 앞섰다.
반면 노동당 일각에서는 러드 전 총리의 독재적 스타일에 질색하고 있어 그가 다시 대표로 뽑힐 지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웨인 스완 재무장관은 “당은 러드에게 모든 기회를 줬으나 그는 문제있는 의사결정과 격에 맞지 않는 처신으로 기회를 저버렸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