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2012년 정기인사를 두고 한은이 술렁이고 있다. “김중수 총재의 파격 인사가 결국 친정체제 구축으로 귀결되는 거 아니냐”는 달갑지 않은 시선부터 “젊은 것이 오직 인사 기준이냐”며 인사의 타당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이상우 조사국장, 민성기 금융시장국장 등 한은의 핵심부서장들이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정희전 정책기획국장은 지난달 한은을 떠났다. 그가 한은을 떠난 데는 김 총재가 승진시켜줄 의사가 전혀 없었기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이성태 총재 시절부터 한은을 지켜온 정책 관련 부서장들은 김 총재 취임 2년 만에 모두 물갈이된 것이다. 이 때문에 김 총재가 자기 사람으로 정책부서를 채운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부총재보 내정자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김준일 내정자이다. 그는 지난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정통 한은맨이 아니다. 그럼에도 조사·연구분야를 총괄하는 한은의 부총재보에 오른 것은 내부에서는 파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결국 김 총재가 KDI 시절부터 관계를 맺어온 자기 사람을 부총재보에 앉히기 위해 청와대에 차기 부총재 후보로 추천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해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종화 부총재보 내정자도 김 총재의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국제국장에 임명됐다. 국장을 맡은지 불과 1년4개월 만에 부총재보로 파격 승진했다. 김종화 내정자는 김중수 총재가 직접 승진시킨 인물로 몇몇 인물들과 함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2급 국장이 대거 탄생한 것도 한은을 술렁이게 하는 부분 중 하나다. 김 총재는 조사국장, 거시건전성분석국장, 국제국장을 모두 2급으로 채웠다. 본부 부서에서는 금융결제국장까지 포함해 모두 4명의 2급 국장이 탄생했다.
이 때문에 직급이 낮은 사람을 상사로 모셔야 하는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이전 사람들은 민간으로 나가라는 것이 김 총재의 의중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