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손해보험이 이영두 회장 시세조종 혐의 사건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그린손해보험은 실적부진으로 정상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기순손실이 누적돼 지급여력(RBC, 위험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50% 미만으로 내려갈 위험에 처하자 주식운용이익(평가이익)을 높이기 위해 매분기말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작했다.
이번 이 회장 고발 사건은 그린손보 매각작업에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인수의향을 밝힌 기업이 없어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끝나야만 겨우 경영 정상화가 가능한 상황인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 회장마져 시세조종 사건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린손보가 영업정지의 위기에 처한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마저 키우고 있다.
그린손보는 지난 6월 지급여력비율이 52.6%까지 떨어져 1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몇 차례 추진한 바 있지만 자금유치에 차질이 생겨 불발로 끝났다. 이후 지난달부터는 자금난 해소를 위해 부동산 및 경영권 매각을 꾸준히 시도했으나 이마저 번번히 실패로 끝났다. 이 회장이 높은 가격으로 매각하기 위해 ‘버티기’ 작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나마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떠올랐던 BS금융지주가 실사 단계에서 인수를 포기한데 이어 또 다른 인수 희망기업들도 인수가액 대비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실사 조차 포기했다.
최근에는 주주배정 형태로 주당 2500원에 총 6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한달 이상이나 늦춰진 상황이다. 지급여력비율이 14%까지 떨어진 그린손보는 오는 17일까지 자본금의 증액, 부실자산의 처분, 위험자산의 보유제한, 제3 인수 등에 관한 계획 등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서를 금감원에 제출하고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린손보의 이번 유상증자는 오너리스크로 인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린손보가 이제 살아남을 방법은 헐값에 매각하거나 회장이 물러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린손보는 지난 1947년 1월17일 설립됐으며, 1975년 6월3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2008년 6월 그린화재해상보험에서 상호명을 변경했다. 자회사로는 그린부산창업투자와 그린에셋매니지먼트, 에프앤스타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