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축구협회(FA)컵 32강전에서 맨유 수비수인 파트리스 에브라를 모욕하는 제스처로 '원숭이 흉내'를 낸 리버풀 팬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AFP통신은 29일 영국 머지사이드주(州) 경찰이 전날 리버풀의 안필드 경기장에서 열린 리버풀-맨유 간의 축구협회(FA)컵 32강 경기에서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한 리버풀 팬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체포된 사람은 리버풀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23분 스티브 제라드가 에브라를 앞에 두고 슈팅하는 순간 관중석에서 원숭이 흉내를 냈고, 이 장면은 TV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
네티즌들은 TV 중계화면을 캡처해 트위터에 올렸고, 경찰이 곧바로 조사에 나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머지사이드주 경찰 대변인은 "북웨일스 출신인 용의자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며 "북웨일스 경찰과 리버풀 구단의 긴밀한 협조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는 리버풀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맨유의 에브라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8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당한 이후 처음 열린 두 팀 간 대결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이 때문에 리버풀 구단은 경기에 앞서 장내 아나운서를 통해 인종차별적 행위를 자제해 달라는 특별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에브라가 볼을 잡을 때마다 경기장에서는 야유가 흘러나왔고, 결국 한 팬이 에브라를 향해 원숭이 제스처를 취했다가 체포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한편 우루과이 출신인 수아레스는 작년 10월 경기에서 7차례에 걸쳐 에브라를 '네그로스(negros·흑인)'라고 불렀다가 8경기 출전정지 등 리그 차원의 중징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