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쯤 입시 일정이 끝나면 홀가분한 기분으로 지내는 시기인데 걱정으로 새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20일 지방의 한 사립대 교직원 A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학자금대출제한대학으로 지정받았다.
정시모집을 포함해 대부분 일반대학의 2012학년도 입시 일정이 끝났지만 정부의 대학구조개혁은 올해도 계속된다. 일부 대학들은 지난해 비켜간 철퇴가 올해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아직 한참 남은 내년 입시일정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관계자는 각 대학들이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교과부 평가에 대비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고 전했다. 교과부의 눈 밖에 나면 제 2의 명신·성화대가 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퇴출당한 대학의 교직원들은 폐교절차가 끝나는대로 꼼짝없이 실업자 신세에 놓이게 된다.
꼭 퇴출에 이르지 않더라도 교과부의 발표는 무서울 수밖에 없다.‘부실대’ 명단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구조조정 후보에 올랐던 대학들은 신입생 모집에서 경쟁률이 떨어지는 등 쓴 맛을 봤다. 수험생들이 지원을 기피하게 되면 이후 상황이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재정지원제한대학에 포함된 다른 사립대의 교직원은 “정부가 이 정도로 대학을 벼랑 끝에 내 몰았던 것은 유례가 없다”며 “지방대학들은 앞으로 매 해마다 존폐위기를 느끼며 정부 눈치를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